'블록버스터(blockbuster)' 라는 어원의 의미를 알고
있다면 과연 <판타스틱4: 실버서퍼의 위협>이 블록버스터 영화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심각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본래
세계 2차대전에서 영국 공군이 사용하던 4.5톤의 폭탄으로 한 블록을
날려버릴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는 폭탄에서 유래된다. '블록버스터'
는 지금은 누구에게나 인식되고 있는 한마디로 흥행을 목표로 시즌을 겨냥해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은 철저한 상업성 영화라는 말이다. 스케일을 비롯한 배우캐스팅
부터 일반 영화에서 보여주지 못한 스펙타클한 영상과 재미를 선사하는 영화라는
말이기도 하다. '블록버스터' 란 말을 들고 나온 <판타스틱4> 의 후속편인 이번
영화에서 보여주는 스펙타클한 영상이란 고개를 절래절래 저을정도의 의미가 없는
스펙타클에 불과하다. 단지 일본의 쓰루가만이나 이집트 기자의 피라미드, 시베리아,
홍콩등 다양한 나라에서 촬영된 몇 컷의 영상으로 보여지는 것이 스펙타클한 의미가
단지 스케일이 넓다는 것에 한해서 라고 한다면 그것은 대단한 착각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남기는 팀 스토리 감독이다. 전편에 이어 판타스틱 멤버 4명은 미스터
판타스틱(이안 그루퍼드)와 인비져블 우먼(제시카 알바), 파이어(크리스 에반스),
씽(마이클 쉬크리) 이렇게 4명이서 이끌어 나가는 스토리다. 판타지적 영웅에는
그만한 적이 등장해야 하는 법, 초반부에 실버서퍼(로렌스 피시번)의 등장과 함께
바빠지는 판타스틱4의 영웅들은 고군분투하며 지구를 지키는 영웅으로서 소임을
다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점은 분명 원작인 마블코믹스의 '만화' 적인 스토리가
영화의 중심이 된다. <스파이더맨> 이나 <배트맨>, <슈퍼맨> 시리즈와 달리 판타스틱
4는 영상미를 비롯해 배우들의 연기가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강하게 준다.
너무 만화적인 느낌을 따라갈려고 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속을 강하게
잡아 끄는 것은 어쩔수 없다. 자신들의 정체성에 고민을 하는 부분이나 서로간의
오해, 갈등등 요소를 표출하는 부문도 상당히 빈약하고, 배우들의 연기의 부자연
스럽게 느껴지는 것 때문에 영화속의 독이 된다. 철저한 오락적인 재미를 갖춘것도
아니다. 파이어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게 나올뿐 <판타스틱4> 의 멤버들 자체의 능력
을 살리거나 액션적인 묘미로 끌어낼수 있었던 부분조차 없다. 닥터 둠(줄리안 백마흔)
의 재 등장이 영화를 좀더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주리란 기대감은 오히려 닥터 둠의
존재 자체에 의심이 가게 만들만큼 빈약한 느낌을 보여준다. 실버서퍼와의 접촉으로
인해 다른 멤버의 능력을 전이받을수 있게 된 파이어가 4명의 능력을 가지고 단번에
닥터 둠을 패닉상태로 두들겨 팰동안 둠은 한번도 제대로 된 반격을 하지 못하고
당한다. 뭔가 긴박한 반전이나 핀치상태 한번 몰고가지 못하고 악당이 너무나 허약하게
강력한 무기 은색 서핑보드 에서 떨어져 나가 바다에 잠기는 순간 이 영화도 블록버스터
라는 명칭도 따라 잠기는게 아닌가 하는 착각을 가지게 만든다. 제시카 알바라는 배우를
내세우면서 홍보했던 전편의 아쉬움에 이어 새롭게 돌아온 이 영화는 스토리에서
조차 유기적이거나 설득력있는 면을 담아내지 못했다. 인비져블과 미스터 판타스틱의
결혼 부분이나 파이어가 꼬시려던 군의 인물이 엔딩부분가까이에 연인으로 다정히
서있는 모습을 발견하는 막무가내적인 설정이 아쉽게 느껴지기만 한다. 감정적인 묘사
를 표현할때조차 어색해 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말 그대로 판타스틱 하다. 코믹스의
원작을 맛깔스럽게 살려낸 <엑스맨> 시리즈와는 극과 극의 느낌으로 비춰지고 만
이번 후속편은 실버서퍼의 모습과 지구의 멸망을 가져올 파괴자의 모습, 그리고 몇몇
CG 를 이용한 볼거리 외에는 판타스틱4의 역활과 다시 등장한 이유를 의문스럽게
만드는 닥터 둠의 모습으로 전편보다 한 단계 퀄리티 낮은 영화로서 여운을 남길수
밖에 없었다. 스토리 라인을 비롯해 캐릭터들의 느낌을 표현하는 데 적합한 느낌을
살릴수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로서 <다이하드4> 와 같은 영화를 참고하는게 좋지
않을까하는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