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거탑>이 방영될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찍고 있는 영화의 역할이 의사라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부담감은 다소 적다고 장준혁을 연기했던 김명민은 말했었다. 그리고 이미 영화촬영은 드라마 촬영이 시작되기 전 끝이 났었다고. 어떤 영화일까 다소 궁금해 했었는데 그 영화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끝에 이제야 개봉을 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로 인해 한국영화의 개봉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영화는 하필이면 지금(<디워>와 <화려한 휴가>가 주름 잡고 있는 현 지점에서) 개봉을 해 할리우드 영화가 아닌 한국 영화들로 인해 빛을 보지 못할 가능성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 영화 썩 괜찮다. 아니, 훌륭하다.
사람들 약 올리면서 긴장시키기보다는 전체적인 스토리라인 안에서 크게 뒤집어준다. 초반 3/1은 차곡차곡 한 사람 한 사람을 의심케 하고, 중반 3/1은 뭔가 손에 잡히게 하는 것처럼 의도적으로 만든다면 마지막 3/1은 손에 잡혔던 그것을 한꺼번에 우루루 던져놓고 다시 시작하게 만든다. 그만큼 시나리오 작업에 있어 손이 많이 들어갔다는 얘기일테다.
이러한 탄탄한 시나리오에 누구 하나 모자랄 것 없는 4명의 남자 배우와 1명의 여자 배우. 4명의 남자 배우에 비해 1명의 여배우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그것도 극 중반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죽음으로 마무리된다는 사실이 아쉽기도 했지만, 지리멸렬하게 살아남아 극진행에 장애가 되기보다는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나와 끝까지 그 존재감을 잃지 않게 만든 극구성이 탁월하게만 느껴졌다. 게다가 김태우, 정유석, 유준상, 김명민의 연기는 인물 자체에 녹아 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었다.
리턴!
되돌아오다!
기억이 우리 삶에 미치고 있는 커다란 영향력에 대해 생각케 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잊어버린 것들, 잊었다 믿고 싶었던 것들, 왜곡되어져 새로이 편집되어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들. 그 모든 것들이 결국에는 고스란히 내 무의식에 남아 현재의 나를 구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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