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온 커플. 프랑스 여자인 매리온은 너무나도 편안하지만 미국 남자 잭은 벌컥벌컥 문을 여는 그녀의 어머니 토끼고기를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그녀의 아버지 심지어 아동용 사이즈의 콘돔까지 모든게 낯설고 불편한 기색이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가는 곳마다 그녀의 옛남자들이 있으니 여행의 목적은 처음과 달리 많이 날카로워진다.
그녀의 과거가 점점 의심스러워지는 남자, 그리고 자신의 과거에 집착하는 모습이 싫은 여자.
이 영화를 위해선 사실 한국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엄청난 인내와 용기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 둘이 자고 있는데 불쑥 들어온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고 용무와 할 말을 마치고 나간다. 한국에서는 영화전체를 만들 중대사건이 이 영화에서는 소일거리로 등장한다. 영화 속에서 남자의 입장에 더욱 손을 들어주고 싶었는데 실제의 나와 달라서 그런 것 같다. 대부분이 연인의 과거에 대해 듣기 싫어하거나 아니면서도 쿨한 척하며 이해해주려고 하는데 그의 태도는 너무나도 솔직하고 부럽기도 했다.(내게 없는 모습이 많아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믿음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있어서 또한번 반성이 되고 질타가 되고 재미가 되고 생각을 하게 해준 영화였던 것 같다. 그것이 직설적이라 더 좋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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