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4년전인가 우연찮게 극비시사회로 본 '28일 후'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제는 흔하디흔한 좀비물을 다뤘으면서도, '좀비'라는 말을 쓰지않고 '분노 바이러스'라는 말로 표현하며 이전의 좀비물과는 다르다는 것을 은근 강조하면서, 단순히 쫓기고 쫓는 좀비물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뭔가 쫓기는 사람의 섬세한 심리표현과 내부적인 스토리 구조는 '대니 보일'이라는 감독을 더 좋아하게하였다.
이번 '28주 후'는 제목 그대로 그 사건 이후 28주 후의 이야기였다. 사실 후편이 나온다고 했을때, 약간 기대를 갖었지만 '대니 보일'감독이 아니라는 것과, 왠지 '28주 후'라는 제목은 약간 패러디 같기도 했다.
간단하게 말해서,'28주 후'는 전작보다 나아간 영화는 아니라고 본다. 현저하게 떨어지는 영화도 아니지만, 그렇게 나은 영화도 아니라는 말이다. 한 가족을 침략한 '감염인'들로부터 시작되는 얘기는, 이번 이야기가 '가족내에서의 분열'을 중심으로 큰 도시로 더 확대되어 전염된 광경임을 보여준다.
볼만은 하나 전편처럼의 뭔가는 없었다. 말 그대로 그 사건 이후의 28주 후의 또 다른 이야기었을 뿐이라는 느낌마저 든 정도.
별 생각없이 보기엔 좋겠지만, 워낙 전편 '28일 후'의 임팩트가 컸다. 아마도 이 후의 '28달 후', 혹은 '28년 후'가 계속 나올 것 같다. 처음부터 예상한대로 마지막 전염자들이 영국을 떠나 파리로 갔음을 보여준다. 다음은 세계라는 것이다.
처음의 심오함은 점점 '범위확대의 스펙터클'로만 변하고 말 것인가? 그래도 또 보게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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