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디워>가 개봉했다. 2001년의 <용가리> 이후 심형래의 차기작을 기다려 온지 어언 6년째이다.
용가리는 칸영화제에서 공개되고 필름마켓에서 100만불 수출계약도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는 흥행에 참패했다.
그뒤로 재기의 칼날을 갈며 우리의 '영구'가 감독이 되어 돌아왔다.
분명 2007년의 10대 키워드 안에 들만한 주목을 받고있는 <디워>는 개봉전부터 말이 많았다.
심형래 감독은 <디워>에 대해 굉장한 자신감을 나타내며 <디워>의 성공을 확신했다. 하지만 그의 넘치는 자신감은
혹자들에게는 자만심으로 보였고, 그 혹자들은 미국에서 성공할 턱이 있냐며 그를 내리 깎기도 했다.
그는 '영구아트'라는 영화사라기 보다는 영화의 특수효과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심형래 감독의 말에 의하며 '영구아트'는 컴퓨터 한대 없이 시작해서 독자적으로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했으며
그 성과들을 영화로 나타내었다. <아기공룡 쭈쭈>나 <티라노의 발톱>에서의 공룡의 탈을 쓴 사람으로 시작해서
지금의 CG까지 '영구아트'는 겁나는 발전을 했다. 그것이 심형래 감독의 자신감의 원천인듯 싶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했다는 그 자신감.
6년전 그가 자신있게 내놓은 <용가리>도 자신들의 CG기술을 피력했지만 98년에 미국에서 제작된 <고질라>보다
못한 평을 받으며 관객의 외면을 당했다. 혹자들은 <용가리>를 들먹이며 <디워>도 깎아내리기 시작했고 거기에
심 감독도 열이 받았다. 하지만 그는 바보 '영구'였기에 그들의 말을 참아낼 수 있었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우선 서론은 이정도까지하고 나머지는 결론으로 넘기겠다.
그럼 영화 본편으로 넘어가자.
디워의 줄거리.
미국 L.A의 리조트 건설현장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사건이 발생한다. 미국의 방송국 CGNN의 기자인 '이든'(제이슨 베어)는
사건현장을 취재하다 어디선가 본듯한 물체를 목격한다. 그는 즉시 15년전 자신이 골돌품 가게의 주인
'잭'(로버트 포스터)아저씨에게서 들었던 한국의 이무기 전설을 떠올린다. 못된 이무기인 '부라퀴'가 여의주를 뺏어
용이되려한다는 그 전설을 떠올린 잭은 여의주가 되는 사람인 '새라'(아만다 브룩스)를 찾아 부라퀴로부터 구해야한다.
내용은 그냥 한국판 판타지정도로 보면되겠다. 그동안 외국의 판타지에 길들여져있는 우리는 판타지에는 마법이 나와야하고
괴물같은 종족과 기괴한 동물들이 나오며, 전사들이 큰 칼을 휘둘러야 이게 제대로된 판타지라고 여기고 있다.
<디워>에서도 그정도는 기본적으로 해준다. 다만 배경은 상상속의 학교도 아니고, 대륙도 아닌 현실이다.
사실 내용자체는 별로 볼게 없다. 그리고 사실 영화내의 내용도 별로다. 적나라하게 말하면 영 꽝이다.
내용의 연계성이란것을 완전히 무시해버리는 스토리다. 차라리 각본을 심형래가 아닌 다른 전문 시나리오 작가가 썼다면
어땠을까 한다. 가끔은 정말 어처구니 없을정도로 황당한 스토리로 피식하고 웃게만든다. 만일 내용을 중시하는 관객이라면
안보는게 정신건강에 좋을 듯 싶다. 얼마전 <다이하드 4.0>을 리뷰하면서 정말 내용없는 영화라고 했는데
<다이하드 4.0>을 능가하는 그런 내용이다. 내용이 없다기보단 정말 마구잡이 스토리라는 것.
연츨도 별로다. 후반부에선 괜찮았지만 영화초반의 연출은 성의가 없어보이는 정도였다. 그렇게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던
심형래 감독의 말에 똥침이라도 찌르는 듯한 연출이었다. 어색하고 어색했다. 특히나 부라퀴 군단에 대한 연출은 가히
<우뢰매>급이었다. 어떻게 보면 조금만더 신경써줬다면 정말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하지만 성의없어보이는 연출과 발로쓴 스토리를 압도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배우들의 연기다. 주연 배우인 '제이슨 베어'와
'아만다 브룩스'는 헐리웃의 주조연급이 배우인가를 의심스럽게 한다. 거기에 '로버트 포스터'는 분명 아카데미에서
남우조연상에도 노미네이트된 경력이 있는 배우이지만 여기에선 동네아저씨가 연기하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거기에 부라퀴 군단의 대장은 최악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 하드코어한 평을 하자면 여태본 외국배우들 나온 영화중에
최악의 연기력이었다. 출연진 전부 배우임을 의심케한다. 가장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건 '이무기'였다.
위의 세가지는 영화의 최중요 3요소다. 그 3요소가 이렇게 부실하니 위의 3가지만으로 평점을 준다면 10점만점에 2점준다.
하지만 위의 3가지 요소는 실사만 평했을때이고 CG를 평한다면 완전 반대가 된다. 사실 영화 초반부의 모든것들의 퀄리티는
바닥을 긴다. 하지만 영화가 흐를수록 점점 그 퀄리티는 바닥을 떠 공중부양을 하기 시작한다. 사실 CG에서 어색한면이
별로 없는 것은 아니다. 그냥봐도 어색한점은 상당히 많다. 실사와 CG의 괴리감은 어느정도 감수를 할 수 있겠지만
간간히 감수하는것이 안타까운 장면도 나온다. 하지만 뒤로 갈 수록 그런장면은 줄어든다. 오히려 감탄이 나온다.
심형래 감독이 가장 자신있어한 부분이 바로 CG다. 분명 영화라는 것이 CG가 다가 아니며 중요한 부분도 아니다.
물론 현재 액션영화나 판타지영화에서는 CG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그리 중요한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주객이 전도되어 CG가 영화의 재미와 맛을 살리며 오히려 실사를 덮어버리는 경우를 종종 봐왔다.
올해만 해도 쏟아져 나오지 않았는가. <스파이더맨>, <캐리비안의 해적>, <트랜스포머>. <해리포터> 등등 말이다.
그리고 그냥 넘기지 못하는 것이 위의 4편의 영화가 올해 한국 흥행영화 베스트에 꼽힌다는 것이다. 이제 상당한 퀄리티의
CG는 흥행의 보증수표로도 자리잡고 있다. 점점 내용보다는 볼거리위주의 영화가 흥행을 하면서 천문학적인 거금을 들여
대량의 하이퀄리티 CG를 삽입하고 있다. <디워>도 그 시류에 편승하고 있다. 실제작비 '300억'이라는 한국영화사상
최고액을 들여 만든 <디워>는 영화의 70%이상이 CG로 되어있다. 영화 후반의 약 30분정도는 거의 90%정도다.
이 CG들은 초반의 어색함을 벗어나 가면갈수록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인다. 거기에 CG의 연출력은 실사촬영의 연출력은
발로했다는 듯이 상당한 연출력을 보여준다. 특히 LA의 도심에서 펼쳐지는 인간대 부라퀴군단의 전투는 <트랜스포머>의
시가지 전투보다 박진감 넘치며 화끈하다. 그리고 뒤이어지는 이무기 싸움까지 세트로다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디워>의 CG는 못해도 <반지의 제왕> 수준은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사실 <디워>의 발표전 종종 나왔던 티져영상들을 봤을땐
겨우 이정도 CG밖에 안되나라는 생각이 들곤했다. 또 <용가리>처럼 될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만 들었다.
단지 아직 마무리 작업이 안된 필름이라는 말로 위로할 뿐이었다. 개인적으로 심 감독의 영화를 기대하는 입장으로써
그런 티져영상들은 기대감을 종종 깎아 내리곤 했었다. 그리곤 정식 예고편을 봤을땐 '아! 한껀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 작업에 투입된 유명 헐리웃 스탭들의 힘이 대단하긴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기술적인 면이나
비기술적인 면을 둘다 기대했으나 막상 보고나서는 비기술적인 면에선 안타까움이 서울역에 그지없다.
누구말처럼 봉 감독과 심 감독이 만나서 <디워>를 제작했다면 아마 굉장한 물건이 나오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든다.
영화에서 또 빛을 발하는것이 유머센스다. 사실 그렇게 유머는 많이 안나오지만 간간히 나와주는 유머가 상당히 임팩트있다.
심형래식의 슬랩스틱 개그가 나와주면 좋겠지만 슬랩스틱 개그는 없고 대부분 말로 웃기는 미국식 유머다.
하지만 심형래가 누군가. 지금도 대한국민 코미디의 대부로 추앙받는 그다. 영구히 기억될 캐릭터 '영구'의 주인공이다.
그의 유머센스는 <디워>에서도 톡톡 튄다. 특히 '심씨네 동물원'은 개인적으로 최고로 뽑는다.
사실 뭐랄까 번역하시는 분의 센스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영어로된 한국영화니
분명 심형래 감독도 한국어 대사를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현재 언론에 공개된 <디워>의 제작비는 700억이다. 이 액수는 제작비 200억을 들인 <태풍>의 속익분기점 약 600만명으로
기준잡아보면 국내에선 2천만명 정도가 보지 않는 이상 국내수입만으로는 손익분기점은 넘기기힘든 액수다.
이미 다 알려졌듯이 <디워>는 미국에 1500개 상영관을 확보한 일명 '와이드 릴리즈'된 영화다. 음... 스크린수 1500개를
한번 따져보면 우선 국내 시장으로 따졌을때 국내의 정식 등록된 스크린수는 약 1800~1900정도다. 그렇다면 국내의
거의 모든 극장에서 <디워>를 상영한다는 셈이다. 미국으로 따져보면 미국에선 스크린수의 독점을 어느정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서라도 보통 1억불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들이 보통 정말 많게는 5천개에 육박하고 보통이
3천~4천개정도다. 3천~4천개정도만 되도 메이져 제작사에 메이져 배급사, 그리고 메이져 배우정도는 되야하며
정말 흥행에 자신있는 정도가 그정도 잡는다. 그리고 어느정도는 되는 영화들이 2천개정도. 그렇다면 <디워>는
우선 한국영화로는 역대 최대 이며 100개의 상영관을 잡았던 <괴물>의 15배가 된다. 이 이야기는 미국에서도 어느정도는
수익이 예상된다고 판단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한국영화를 어느정도 알리는데에는 분명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세계최대의 시장에서 한국영화를 알린다는 것 자체도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그리고 헐리웃에 뒤쳐지지 않는 CG로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면 앞으로 한국영화의 영상적 기술이 상당히 발전하고
또 한국 밖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디워>가 미국에서 먹힐까. 미국인들이 스케일이 크고 다 부시고 뭔가 거대한 것들이 날뛰는 영화를 좋아한다고 해도
<디워>를 좋아할지는 잘 모르겠다. 미국영화에도 종종 동양적인 색채가 있는 영화는 많았지만 대부분이 일본에 관한 것이었고,
현재 헐리웃에서 활동하는 동양 배우나 감독들은 중국, 홍콩쪽의 출신들이다. 한국은 사실 미국인들에게는 그리 관심 국가도 아니고
북한의 영향으로 우리나라까지 않좋게 보는 경향도 있다. 그리고 미국영화에서 그려지는 한국인의 모습도 그리 좋은 모습은
없었기도 하다. 이런 사회적 인식이 어느정도 작용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미국내에서의 홍보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미국판에서 궁금한건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심형래 감독의 메세지를 과연 미국판에선 상영을 할 것인가가 궁금하다.
한국에서야 심형래 감독하면 다 아니까 그의 사정을 다아니까 저 말들을 다 이해하고 알 수 있다고 쳐도
미국인들을 그 메세지를 봐도 무슨말을 하는지 모를 수도 있기때문에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도 본다.
개인적으로는 빼면 좋겠다는 생각.
심형래 감독은 공룡이 좋아 공룡영화를 찍는다고 했다. 대표작을 보면 공룡이 다 나온다.
<아기공룡 쭈쭈>, <티라노의 발톱>, 뭐 공룡은 아니지만 <용가리>, 역시 공룡은 아니지만 <디워>까지
그는 항상 공룡을 떼놓지 않았다. 그의 영화에 대한 열정과 공룡에 대한 애착이 지금의 <디워>를 만들어냈다.
너무 기술에 연연한 나머지 연출, 내용, 연기등의 비기술적인 면들이 많이 부실해졌지만
그가 염원했던 기술은 이뤄냈다. 아직 더 채워야 할점도 많고 개션할점도 많지만 지금은 분명
어디 내놔도 부족하지 않은 기술을 가졌다. 그 열정과 노력만으로 그는 해냈다.
개인적으로 정말 부러운 사람이다. 그의 열정과 노력은 정말 본받고 싶다.
어릴적 <우뢰매>의 에스퍼맨 영웅은 아직도 영웅인채로 남아있다.
<디워>는 개봉 일주일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전 기자들의 혹평을 비웃기나 하듯이 <디워>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오히려 <디워>를 혹평했던 기자들이 혹평을 받고 있다. 영화를 보는 진정한 눈은 관객의 눈이라는 것이 <디워>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어쩌면 기자들의 혹평이 관객의 기대치를 바닥으로 내려놓고 막상 보니 기대치보다 높은 퀄리티에 호평을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직접본 사람의 입장으로써 분명 욕먹을 만한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칭찬을 했으면 했지.
<디워>는 심형래 감독의 꿈의 완성이 아니다. 이제 시작인 것이다.
원래 영화에 대한 내용만 쓰려다가 워낙에 심형래 감독을 안좋게 보는 시각이 많아서 안타까운 마음에 이것저것 쓰다보니
길어졌다. 아직 개봉하지도 않고 언론에 공개되지도 않은 영화를 자신들의 멋대로 판단하려드는건 무슨 심보인가.
한국영화는 왜 안된다는 논리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왜 해보지도 않고 안된다는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몇일전 화제가 되었던 이송희일 감독의 발언도 어이가 없었다. 자신은 무엇이 그리 잘났길래 남의 열정과 노력의 소산물을
그리 깔아뭉개는지 그건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 그것도 감독이라는 같은 직분을 가진 사람인데 말이다.
심형래가 부정한 짓으로 <디워>를 만든것도 아니고, 다른 영화를 욕한것도 아닌데 말이다.
국가대표 A매치 할땐 대한민국 대한민국 외치지만 정작 이럴때엔 '한국은 안되'라는 말을 내뱉는건 봐줄수가 없다.
대한민국은 축구에만 있고, 다른데는 없는가...
오랫만에 맘에 드는 기사가 있어서 퍼왔다.
http://news.media.daum.net/entertain/movie/200708/06/ohmynews/v17692223.html?_RIGHT_ENTER=R9
심형래 감독의 차기작은 <Last Godfather>라고 한다. 마피아의 숨겨진 자식이 '영구'였다는 설정이라고 한다.
물론 '영구'는 심형래가 맡는다. 다시 '영구'가 우리를 웃겨줄 날을 기대해본다.
P.S 1. 쓸말 더있었는데 다른거 쓰다가 까먹어서 패스~
P.S 2. 여자배우 좀 더 이쁜사람 썼으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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