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재미있었던 영화는? 이란 질문에 '터미네이터2'라고 얘기할 정도의 SF매니압니다.
이런 저런 말많은 영화, 4학년 아들녀석과 같이 보게 되었습니다.
이 녀석도 나와 유사한 취향인지라 뒤통수를 툭 치면 스타쉽트루퍼스, 주라기공원, 고질라 등등이 튀어나오는 SF매니아입지요.
얼마전에 트랜스포머 볼 땐 30분을 못버티고 꾸벅꾸벅 졸더니 디워 볼때는 등받이에 등도 붙이지 않고, 옆자리 팝콘도 기웃거리지 않고, 이러쿵저러쿵 물어보지도 않고 보는 내내 집중을 하더군요. 덕분에 진지하게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좋더군요.
배우의 연기력이 어떠니 하길래 더빙판을 선택했는데 전문 성우들의 능글능글하고 감칠나는 목소리때문인지 연기의 어색함은 전혀 찾을 수 없고 부드럽게 진행되더군요. 못 보신 분들은 더빙판으로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예상과 다른 점, 미국에서 만들었다고는 하나 한국적 화면 비중이 꽤 높고 초기 조선시대 스토리나 군데군데 나오는 부적, 한국 서적, 그림 등등... 특히 LA도심에서 수많은 차량이 파손되는데 실제 확대된 화면에서는 거의 대부분 한국차, 특히 소나타 2,3... 아반떼XD도 나오고 경찰차는 에스페로, 미국에서 중고차는 더 쉽게 구할 수 있을 텐데 구태여 국산차를 궂이 촬영도구로 쓴 건 의문이 생깁니다.
스토리 전개 별 흠잡을 데 없습니다. 오히려 매트릭스나 마이너리티리포트처럼 추리나 사고를 요하는 거도 아닌 바에야 고질라처럼 터놓고 공개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관객의 이해를 쉽게 할 수 있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의 전설이니 이무기니 하는 것이 포함되니 외국인 입장에서도 쉽게 이해할테고
초반은 좀 지루... 어쩌고 하던데 꽤 흥미진진하게 전개됩니다.
그리고 이무기군단의 위력이 막강해 조선시대에는 거의 일방적인 학살 수준이지만 현대전에선 군대의 화력에 꽤나 고전하던데 급기야 이무기는 미사일공격에 넉다운되고, 이래서야 500년 뒤에는 뭐 힘도 못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던데 이 점은 지적하는 이들이 없더군요.
두서없이 보고 난 느낌을 적어봤는데 근래 SF작들 중 재미나 몰입도, 만족도, 가치 등을 따져봤을 때 단연 가장 낫다고 생각합니다.
방사능오염된 이구아나, DNA조작으로 재생된 공룡, 서양전설에 나오는 날개달린 드래곤이 아닌 어릴때부터 친근한 우리 전설속의 거대한 용을 직접 스크린으로 감상한다... 그것도 재미난 스토리로, 그 자체만으로도 나에겐 큰 만족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심감독의 열정이니 애국심... 죄송하지만 본인은 그리 여유있는 편이 아니라 그런것까지 신경쓰면서 영화를 선택하지 못하기에 단순히 나에게 얼만큼의 만족도를 주는 영화냐를 따져 선택합니다.(물론 대다수 영화관객들의 선택기준도 그러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디워는 최고의 선택이었음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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