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영화학도를 꿈꾸고있는 고3 입시생입니다. <디워>의 개봉에 저 역시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심형래 감독님의 모험과 집념에대한 존경심으로 영화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개봉전부터 <디워>에 관한 여론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옹호된다는 느낌이 사실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개봉 후 대다수의 평론가들이 <디워>에대해 안좋은 평가를 내리자 평론계와 충무로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듯 하여 영화를 보고온 입장에서 더 불편합니다.
영화 비평이라는것이 사실 영화 자체를 가지고만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대의 총체적인 사회상과 패러다임이 결부되어야 진정한 영화 비평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외부적인 요소들이 비평에대해 차지하는 부분들이 점점 더 커진다면 그것 또한 영화를 진정으로 비평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디워>를 감싸고있는 외부적인 요소로 영화 자체를 미화시키고 있는 듯 합니다. <디워>=심형래 감독의 땀과 노력, <디워>=애국심, <디워>=헐리우드에 맞서는 한국의 최초SF영화 등. 영화 <디워>를 옹호해줄 수 있는 외부적 요소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대다수 대중에게 즐거움을 목적으로 하는 SF장르이기 전에 그리고 심형래 감독님의 땀과 노력의 결실이기전에,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기 전에 엄연히 <디워>는 '영화'로서 그 존재를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로서의 평가를 받을때 비평의 절대적 기준은 영화 자체에대한 객관적인 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대 전제로서 이루어진후에 2차적으로 외부적 요소들과의 상호관계로 비평이 형성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무시한채 <디워>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마치 외부적인 요소들이 절대적이며 절대 <디워>를 깎아내려서는 안된다고 단정 짓고 있습니다. 이는 어찌보면 문화국수주의의 한 단면이라고까지 생각되어 지기도 합니다. 물론, <디워>라는 영화가 심형래 감독님의 땀과 노력 그리고 겪어보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고통이라고 생각되고 또 그에대해선 우리나라 영화계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건 더나은 <디워> 즉 영구아트가 더 진보된 SF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영화보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제가 본 <디워>에대한 감상을 적어보자면 심형래 감독님께서 조금씩 한국문화를 헐리우드 영화에 흡수시켜보고자 한국의 전설을 모티브로 설정하셨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왠지모르게 우리나라의 전설과 미국 LA의결부가 다소 작위적이고 겉도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한 CG의 기술력또한 각 장면마다 그 차이가 느껴질 정도로 디테일한 부분까지 캐치하지 못한 듯 했습니다. 이는 기술력의 문제가아닌 자본력과 시간의 싸움에서 비롯된것이라 생각돼 다음 영화에선 더 진보된 CG기술을 볼 수 있을것 같아 그 발전에대해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A급영화를 지향하고자 하는듯한 <디워>는 약한 내러티브의 구조와 몇몇 CG기술로 B무비스러운 느낌도 없지않아 있었습니다. 그때문에 굉장히 어중간한 이미지가 강했던것도 같았는데 마지막 심형래 감독님의 에필로그와 아리랑은 그 어중간한 영화의 이미지를 더 강조한듯 보였습니다. <디워>는 심형래 감독님이 8년동안의 시간을 투자한 영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만 앞에서 말했듯 대중과의 소통이 이루어져야 비로서 영화로서의 존재가 성립되는것인데 이를 심감독님의 에필로그를 삽입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감정적인 호소를 자아내는듯 하여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마지막 엔딩곡으로 아리랑은 우리문화를 조금씩 헐리우드 관객들에게 보여주겠다는 겸손한 태도를 넘어서는 조금은 무리한 선택이었던것 같기도 합니다. 이때문에 저는 자꾸만 영화가 어느지점을 찍고있는지 이해하기 불분명한 곳에서 마침표를 찍었다고 생각합니다.
<디워>는 분명 올해 의미있는 작품중 한편이 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평론가도 아닌데 재밌으면 그만이지. 라는 생각보다는 앞으로의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서 객관적이고 조금은 냉철한 영화보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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