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타루를 봤습니다. 전부터 여기저기서 얘기가 분분하기에 제 자신은 어떻게 생각할지가 기대되더군요. 전에 철도원에서 다카쿠라 켄의 연기에 감동도 받고, 그 동안 보아왔던 일본영화 또한 나쁘지 않게 본지라 사실은 좋은 쪽으로 기대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한마디로 실망입니다. 물론 다카쿠라 켄과 다나카 유코의 연기가 몹시 훌륭했다는것은 더 말할게없겠지요. 하지만 자신들의 역사를 극히 미화시켜 놓은 것은 거부감이 안 들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일본이 만든 영화입니다. 역사를 자신들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판단하는 것도 당연하겠지요. 가족과 조국을 위해 죽어간 젊은 영혼들의 아름답고도 안타까운 죽음과 살아남은 자들의 죄책감과 고뇌..그리고 거기서 더 나아가 살며시 희망을 보여주는 것까지도..좋다 이겁니다. 헌데 김선재..아니 가네야마를 매개로하여 한국과 화해를 청하는 모습은 참으로 눈물겹고 아름답기 짝이 없더군요.-ㅡ; 일본의 아름답고도 고귀한 가미가제였던 김선재는 눈물겹게도 자신은 일본을 위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합니다. 자신의 조국인 조선을 위해서랍니다. 아직도 생생한 조선민족만세~~와 아리랑 부르는 모습..그리고는 조선을 짖밟은 일본의 개가 되어 죽음을 맞이하는 그의 결연한 의지를 보고 어찌 아니 눈물흘리겠습니다.
.....일본인들을 울린 그 감동의 영화 호타루..정말 울리기에 충분합니다. 일본의 가미가제였던 조선인을 통해 자칫하면 수치스러웠을 그들의 만행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받고 싶은 그런 심리도 있었을겁니다. 또한 자애롭게도 먼저 한국을 찾아주어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모습은 너무나 흡족하고 뿌듯하고 감동스럽지 않을까요?
아름다운 화면과 주인공들의 뛰어난 연기, 감동스런 장면들 속에서도 제가 이런식으로 느꼈다면 과연 저 혼자 삐뚤어졌기 때문이겠습니까? 미화되어 표현되는 그들의 역사를 그냥 영화니까..그렇게 영화로 받아들이기에도 뭔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좀 더 그럴듯한 게 있었어야 하는데 아쉽군요.
여담이지만..저와 같이 느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영화도중 간간히 어이없어하시는 감탄사가 나오고..아리랑을 부르는 클라이막스에 어느 분 말씀대로 교양없이(?) 웃음이 터져나왔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