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샴쌍둥이가 소재인 줄은 몰랐다. 포스터도 본 적이 없고 트레일러도 접한 것이 없어서 영화에 대한 기대도 아쉬움도 없이 보기 시작했다.
깜짝 깜짝 놀래키는 장면들이 꽤 등장하고 그와 함께 사운드도 굉장히 귀를 울리다 못해 심장까지 맺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강했다. 그렇지만 마구 조여오듯 엄청 무섭다는 생각을 하기엔 스토리가 뻔했고 진부했다.
습한 날씨에 습한 느낌의 영화를 보고 있자니 약간은 짜증이 나는 기분도 있었다. 나도 모르게 하품을 두어번 했고 영화는 생각하는 대로 흘러갔으며...
그나저나, 갑자기 장화홍련이 생각이 났는데 색감이나 분명 다르면서도 옷장이나 두명의 소녀 등등 그냥 엇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뭐 인과응보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싸이코 호러 무비 정도랄까...
영화 속에 한국이 조금은 더 선진적인 기술의 국가로 계속 묘사되는데 뭐랄까, 한국의 표를 노린 걸까? 아니면 태국에 한류 바람이 좋은 탓일까... 그런 생각도 해 보았다.
분명 초중반까지의 귀신 묘사는 생각보다 잘 살린 느낌이었다. 특수분장이 일관되게 어둡고 칙칙한 톤을 유지하되 생각보다 잔인한 느낌은 없었는데 실제로 어떤 행동을 보여주기 보다 내용 때문에 그런지 그냥 갑자기 등장하는 것에 그쳤다. 그래서 솔직히 그 죽은 원한이 더 어떻게 강하게 나와주길 기대했는데 이건 왠걸... 싸이코 스릴러로 급전환을 한다. 아무래도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려고 그렇게 했나 싶을 정도로.
무엇보다 뻔한 이야기에 공포는 결국 온데간데 없어졌다. 므이를 볼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들었다.
그렇지만 간간히 좋은 장면들이 있었는데, 몸이 서로 붙어 개개인의 자유를 쉽게 누릴 수 없었던 부분들... 주인공들에 대한 연민을 불러 일으켰다.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하는데 플로이가 핌의 애원을 무시한 채 미동도 하지 않는 부분이 참 좋았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에 만족했다고 쳐도 이 영화의 본분은 호러니까.
그저 시간 잘 떼웠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