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부터 제기되어온 문제이기도 하고, 최근 언론의 보도에서도 나오는 말이지만, 헐리우드의 상상력은
예전에 비해 힘이 부치는 것이 사실이며,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이 속편 제작 붐이 일었다는 기사가 작년 여름을
수놓으며, 올해는 그 정점이 될것이라 말한 언론이 많았습니다. 이는 특히 3.3으로 엮인 각 영화의 3편이 3개 이상
개봉한다는 뉴스와 함께, <스파이더맨>,<캐리비안의 해적>,<슈렉>까지 각 영화의 3편이 개봉하게 되었지요.
아주 오래된 속설이기도 하지만 "형만한 아우 없다","전편을 능가하는 속편은 찾기 힘들다" 등등 속편에 관해서는
많은 말들이 있었는데요, 머 어떻다고 딱히 규정짓기 힘든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애초에 속편을 생각치 않았다고 생각해보면 1편에서 줬던 강렬한 인상들이 머릿속을 채우게 되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슈렉>시리즈가 줬던 많은 재미들을 생각해보며, 1편에서 참신했던 소재의 발견과 2편에서는 특히 캐릭터가 돋보였던(장화신은 고양이의 표정은 압권이었죠?)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래서 기대했던 3편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3편에서는 우리가 찾던 재미와는 별개의 씁쓸함만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왕이 되기 싫어 왕위를 이어받을 후계자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지만, 그렇다고 그 과정 속에서 어떤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중간에 슈렉이 아버지가 된다는 과정도 그다지 고민스러워 보이지 않고, 왕위 자리를 이어야 할 사람을 찾았지만, 싫다는 사람을 "아버지"에 대한 향수를 일깨우며, 꼭 이어가야 한다는 이야기 등등.. 그다지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들만이 잔뜩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캐릭터적인 재미는 1,2편에서 다 본지라 그다지 새롭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들도 없고, 무엇을 보고 어디서 웃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당혹스럽기만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냥 멈췄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이 왜 슈렉을 시리즈로 기억해야 하는지를 묻게 됩니다.
물론 어린 관객들과 기존의 수많은 사람들이 봤기 때문에 흥행적인 요소에서는 적어도 일정 수 이상의 먹고 들어가는 관객이 있겠지만 새롭게 흡입할 수 있는 관객이 적어지는 것은 아닐런지요.. 흥행성적도 그렇지만, 과연 이런 재미를 갖고 다시 4편을 만든다는 것이 좋은 것인지 조금은 의문스러워 집니다.
우리가 사랑하고 아끼는 캐릭터가 되었지만, 슈퍼스타 선수가 최고일 때 떠나듯이... 시리즈로 기억되기 보다
즐거웠던 하나의 작품으로써 멈춰보는 것도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기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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