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유머'.
예전에는 듣지 못했던 표현인데, 요즘엔 많이 쓰이는 말이다.
아마도, 슬랩스택 코미디나 별로 웃기지 않는 말장난성 코미디 등을 일컫는것 같다.
억지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유머? 쓴 웃음을 만드는 유머? 블랙 코미디성?
뭐 그런게 아닐까?
영화에서 배우들 중 한명이 하는 대사 중에서도,
슈퍼맨 리턴즈의 내용을 리메이크 한 것을 공공연히 떠벌리고(?) 있다.
한때 '총알탄 사나이' 등으로, 슬랩스틱,화장실 유머가 전성기를 구가할때도 있었지만, 이젠 이런류의 코미디는 3류 저질로 인지되고 있는 요즘, 또다시 이런 영화가 만들어진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냉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흥행에도 치명적일텐데, 이런 영화가 나온것은, 화장실 유머가 유치하지만, 인간이 지구에 살고 있는 이상 없어지지 않을 류의 문화가 아닐까 싶다.
이 영화를 보면서 안타까운 것은,
그래도, 나름대로 인지도 있는 얼굴 쫌 알려졌다는 배우들이 망가지는 것이다.
그것은, 그래도 전성기때 쿵푸 시리즈(TV) 로 유명했던 데이빗 캐러딘(David Carradine) 은 우리에겐 '킬빌' 에서의 '빌' 로 도 낯익지만, 이 영화에서는 완전히 이상하고 어색한 모습으로 나온다.(내겐 데이빗으로 보였는데, 진짜 그 사람이 맞는지 그 사람을 흉내낸지 분간이 안간다.)
또한, 제니퍼 쿨리지 (Jennifer Coolidge) 의 모습 또한 안쓰러울 뿐인데, 얼굴은 천박하게 생기긴 했지만(늙기도 했고), 그녀와 원체 코미디 영화에서 악당역으로 단골출연하니 굳이 안쓰럽다고 하긴 뭐하다만, 그래도 좀 품격(?) 있는 영화에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원작 영화들의 패러디 답게 원작의 배우와 거의 흡사한 용모를 갖추고 분장도 거의 똑같이 한 배우들도 있지만,
아예 원작과는 상관없는 외모의 배우들도 등장하며, '나니아 연대기' 패러디 부분에서는(이 영화의 대부분은 나니아 연대기 패러디이다), 사자역으로 나온 모 배우는(누군지 모르겠음) 액션 연기를 하는 장면에서는 동양인 연기자가 대역으로 연기하는 모습을 아예 대놓고(?) 보여주는 유머를 발휘한다.
이런 영화만의 장점 아니겠는가? 대놓고 대역의 얼굴을 보여줘도 전혀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는점에서 말이다.
액션영화, 코미디 영화에서 무슨 생각할 거리를 찾고, 교훈을 찾고, 느낀점을 말할 수 있겠냐만은,
적어도 관객에게 카타르시스 까지는 주지 못하더라도 기분좋게 하고, 가식적이지 않은 웃음을 줘야 하는게 생리인데,
이 영화는 쓴웃음만을 남길 뿐이다.
P.S.
내용이야 어차피 온갖 영화들의 패러디일 뿐이니 말할 필요도 없고, 후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무렵 N.G. 장면들이 나오는데,
배우들이 애드립을 해대는 장면들이 나오며, 배우들 조차 자신들이 하는 역할이나 연기가 어처구니 없음(못마땅함) 인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또한, 쓴 웃음을 줄 뿐이다.
아마도, 이 영화에 출연하고, 스스로도 이 영화를 쓰레기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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