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표감독은 참 소박한 테크닉을 가진 분이다.
<죽어도 좋아>에서는 할배.할매의 러브퍼레이드를 초절정포르노씬으로
보여준다.그리고 그것이 진보언론의 환영을 받아.
<너는 내 운명>에서는 다방레지와 농촌노총각의 신파스토리로 러닝타임을 다채워.
<그놈 목소리>에서는 이형호군 유괴사건을 극화. 다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다.
세작품의 공통점. 감독의 테크닉이 발휘될 여지가 없다는점.
왜? 감독님이 자신의 역량보다는 내용을 강조하고파서?
그럴수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감히 말하지만 "테크닉"자체를 갖고있지못한것으로 보인다.
예전 시사프로그램에서 "그놈"의 목소리가 방송된적이
있었다. 그때의 충격이란.. 그 냉소적인 악마의 웃음!
두번째 듣는거라 내가 좀 덤덤해진걸까?
그건 아니다. 시사프로그램의 냉랭할정도로 리얼한 연출이 "그놈"의 사악성을
각인시켰다면 "그놈 목소리"의 "목소리"는 강동원의 훤한 얼굴이 떠올라!
이 영화는 너무 열에 들떠있다.
냉혹하고 무자비한 범죄극이란 사실을 잊을 정도로
오열.통곡.후회.자탄이 범벅.
이 과도한 열기를 부모의 심정이라는 이유로 덮는
박감독. 테크니션이 되고픈 맘은 추호도 없다?
형사들의 노력을 비웃는듯한 연출.
거의 70년대식.
설경구의 어색한 화이트칼라컨셉.
설경구이미지는 분명 한정돼있다.
텔레비전드라마적 호흡.
영화의 장점을 전혀살리지못해.
작지만 무수한 단점들이 너무 자주 눈에 띄여.
그리고 막판의 대 사회캠페인은 이 영화의 질적수준을 결정짓는다.
왜 그런 연출을? 영화화의 역효과를 줄여보려고?
좋게 보기 힘들다.
"그놈"의 실제목소리. 유괴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게 아니라
"그놈"의 "카리스마"나 부추기는 결과가 되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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