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테네이셔스 디]는 잭블랙과 카일가스의 밴드이름이다.
자신들의 밴드이름을 영화제목으로 내세운건 자기들 밴드 이야기이기 때문.
그럼 밴드 '테네이셔스 디'에 대해 조금만 알아보고 영화로 넘어가자.
잭블랙과 카일가스는 원래 영화배우다.
각자는 주로 코미디 영화에 종종 출연해 유명세를 타고있었다.
그러던 2001년. 둘은 [Tenacious D]라는 셀프타이틀의 1집 앨범들고 나온다.
이 앨범의 'Tribute'란 곡은 앨범의 첫 싱글로 나와 주목을 받았다.
'This is the greatest and best song in the world'라고 하면서 나온 'Tribute'는
필자도 엄청 좋아하는 노래다. 뒤이어 후속곡 'Wonder Boy'역시 인기를 얻었다.
앨범 자켓부터 심상찮은 이 앨범은 락큰롤를 기반으로 신나고 경쾌하다.
그래서 이들이 영화음악을 맡은 이 영화의 음악들 역시 그러하다.
(이들의 뮤직비디오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 하도록 하겠다.)
영화의 내용은 대충 이렇다.
락큰롤을 사탄의 음악이라며 반대하는 집에서 뛰쳐나온 잭블랙은 헐리웃에서 카일가스를 만나게 된다.
'락'으로 성공하고 싶어하는 이들은 잡지를 보다가 역대 유명 기타리스트들이 썼던 기타 피크가
모두 같다는걸 발견하게 되고 그것이 바로 악마의 치아로 만든 '악마의 피크'라는 것을 알게 된다.
둘은 이 피크가 '락큰롤 역사 박물관'에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는 그것을 훔치러 간다.
영화는 B급 영화다. 무차별 저급코미디와 저예산 틱의 효과들이 난무하다.
영화의 시작부터 조지루카스 감독이 만든 THX라는 음향 인증 시스템의 사운드 체킹음을
방귀소리와 그에 맞는 애니메이션으로 패러디하면서 시작한다.
감독은 리암린치로 되어있지만 잭블랙, 카일가스와 같이 공동 기획이며 각본은 잭블랙과 카일가스가 썼다.
사실 개인적으로 피터잭슨 감독과 잭블랙이 왜인지 닮았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데
피터잭슨의 과거 B급 영화들과 이 영화를 보니 잭블랙이 이런 영화를 만든건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형식은 크게 보면 뮤지컬 영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음악들은 시시적소에 파고들어와 영화의 대사를 맛깔나게 내뱉어주고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 거기에 노래를 부르며 보여주는 잭블랙의 표정연기는 일품.
저급 코미디의 B급 영화답게 어처구니 없는 설정과 내용들이 재밌다.
B급은 B급답게 봐야 재밌는 것이다. A급으로 생각하고 보면 유치뽕에 이보다 더한 쓰레기는 없는 것이다.
영화의 메세지는 '락'이 최고라는 것이다.
잭블랙의 집안에선 락음악이 사탄의 음악이라며 싫어하지만
그는 결국 '락'으로 악마를 물리친다. 개인적으로 락음악을 사랑하기 때문에
맘에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왜 락음악이 사탄의 음악인가. 내용이? 락커들의 행동이? 시끄러워서?
잭블랙은 [스쿨 오브 락]에서도 보여주듯이 그의 음악적 재능은 정말 뛰어나다.
[테네이셔스 디]의 영화음악을 들어보면 굉장히 성의없어 보이지만
듣다보면 그 멜로디와 내용은 전혀 무성의가 아니다. 이렇게 곡을 만드는 것도 그의 능력이다.
어떻게 보면 카일가스의 재능이 뭍혀보이기도 하지만 그의 실력도 [테네이셔스 디]의 절반이다.
다만 재블랙보다 좀 덜 유명할 뿐이다.
개인적으로 잭블랙이란 인물을 상당히 좋아한다.
오버연기가 상당히 심하지만 전혀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짐캐리 못지않은 표정연기도 일품이다.
그리고 그의 음악이 너무 좋아서 더 좋다.
최근엔 [로맨틱 홀리데이]에서 멜로연기를 펼쳤는데
졸면서 보느라 확인을 못해서 안타깝다 ㅠ_ㅠ
B급 영화는 B급 대로 재미가 있다. 온갖 황당한 설정과 내용은
그 황당함 자체가 재미가 된다. 잔인하고, 구역질 나고, 더러운 장면들을
코믹하게 볼 수 있는 것도 B급 영화에서만 그럴 수 있다.
EDPS(음담패설)개그를 별 무리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B급영화다.
이런 영화는 이해하려고 하면 안된다.
그냥 느끼는 대로 반응해주면 된다.
잭블랙을 느끼고 싶다면 꼭 보자.
뭐 국내엔 디비디도 비디오도 없으니 다운받는 수밖에 없는건가...
(written 07.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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