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랫만에 본 영화다.
영화를 보고난 여운 또한 길게 남아있다.
그게 뭘까? 뭔가 남아있다는 이 느낌.
누구나 살아가면서 경험을 쌓아간다.
좋든 싫든간에 그러한 흔적이 살아온 과정이며 한사람의 역사이기도하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그러한 모든 기억이 사라진다면...
지워진 과거와 어떻게든 살아야할 현실만 남아 있다면...
미래는 없다. 단 하나의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소중한 사람들에게 좋은기억으로 남아 주길 바랄 뿐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오히려 더 고통스럽게 만들어 갈 뿐이다.
가끔은 나도 기억을 못해 민망했던 기억이 있다. 특히 중요한 약속을 기억 못한다든지, 마음으로 새기며 살아야지 하는 좋은 말조차도 현실에선 눈 앞에 보이는 것만 우선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메모하는 습관이 필요해지고 핸드폰 일정에 보완 장치를 하나 더 만들게 되었다.
그렇지만 뭔가 빠진 듯한 느낌,
사람의 감정까지 저장할 수는 없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감정을 온전하게 메모할 수 는 없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더 커지는 경향에다 대응하는 방식 또한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그때 그때 나누고 풀어가는 방법밖에.
어쩌면 그것은 내일의 기억이 더 소중하기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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