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 어릴적 영웅은 아니었지만, 향수를 자아낸다. 복싱 영화로서 뿐만 아니라 이만한 스포츠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그때 그 사람들의 뻔한 줄거리.. 하지만, 벅찬 감동은 여전하다. 스포츠 영화의 감동은 그런 것 같다. 도전 그리고 영화 속의 주인공과 일체가 된 듯 어느새 몸에 힘이 들어가고 들썩이는 긴장과 흥분이 있다. (근래 영화 '비상'을 본 적이 있다. 비상은 그때 극장안에서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해 '슛'과 탄성을 연발했던 기억이 난다. 재미를 떠나 감동은 있다.)
시작을 알리는 자막이 올라가자 영화 로보트 태권 V를 보았던 때 처럼 옛날의 바로 그 향기가 물씬 풍겨난다. 1976년으로 부터 30년이다. 나는 이 영화에 대해서 남들이 뭐라든 그때 그 감동을 만나게 해준 것에 감사한다.
이제 록키 실베스터 스탤론의 나이도 1946년생이라고 하니 환갑 넘은 할아버지가 되었다. 옛날의 윤기있는 탄탄한 근육은 아니어도 영화 앞에 설 수 있는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대단하다. 실상 스포츠에서 젊은 힘을 이겨내긴 불가능한 것 하지만, 영화에서는 가능한가 봅니다. 혹자는 뭐가 저래라고 할 수 있겠지만, 감동은 남습니다.
예전에 듣던 그 음악, 그리고 훈련에 몰두하는 압축적이고 임팩트한 표현, 모든 것이 변했어도 변함없이 서 있는 그 옛날의 필라델피아 박물관 계단을 올라 포효합니다.
노년에 몸은 늙어 모두들 도전을 주저하지만 록키 발보아에게는 야성이 있었다. 그 야성은 그리움이었을까요? 사랑이었을까요? 가슴이 메어지는 답답한 인생의 무게 앞에 날리고 싶은 주먹 한방이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 스스로 도전하지 못하는 아들을 통해 우리에게 말하는 듯합니다. 핑계 좀 대지마라! 세상은 힘든거야! 어차피 혼자 싸워 나가야 되! 그러면서 몸소 보여준다. 이것이라고... 쓰러졌을 때 다시 일어나는 것이 진정한 용기이고 승리자이듯, 영화 록키 발보아는 쓰러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영화를 통해 옛 영광을 되찾았다. 그에게 승리와 패배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의 야성을 불 태워 버리기 위해 선수로서 싸우고 도전했다. 그리고 쓰러지지 않고 일어섰다.
아마, 진정한 승리자는 복서 록키 발보아가 아니라 영화 록키이며, 실버스터 스탤론일 것이다. 영화는 말한다. 아무리 뻔한 것에도 감동은 있다. 그러면서, 열정을 되살리고 도전의식을 되살리고 삶에 용감하게 맞짱 한번 떠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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