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큰 아이 진솔이 생일이기도 하고 해서 시사회권을 구해 구로 CGV에서 '복면달호'를 보게 되었다. 얼마 전 '1번가의 기적'을 아이들과 재미나게 본 적이 있는데, 영화를 본 아이들의 평가는 복면달호가 더 재미있다고 한다. 아이들이 TV 시청을 하는 편이 아니라, 하지원 빼고는 잘 아는 배우가 없다고 하니, 영화의 내용 측면에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복면달호'가 더 재미있었나 보다.
사실, 나도 그런 것 같다. 우선 내용이 탄탄하다. '1번가의 기적' 같은 경우 기적이 빈약한 기적이랄까? 뒷 힘이 약했던 것이 뒷 여운을 감소시키고 있는데 반해 복면달호는 뒷 부분으로 갈수록 관객들의 감정을 더욱 끌어 올리고 무난하게 결말에 도달시킨 것 같다. 한마디로 뒷 마무리도 좋았다.
그리고, 또 다른 장점은 들어 줄 노래가 있었다는 것이다. 가창력이 더욱 좋았다면, 노래가 좀 더 다양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즐겁게 노래하고 박수도 칠 수 있었다.
영화는 최신 유행을 상징하는 롹가수 지망생과 흘러간 유행인 뽕짝을 대비시켜 그 근원에 큰 차이가 없음을 이야기한다. 음악이라는 것이 사람의 감정을 타고 가는 것이니 부르는 사람이 좋아하고 듣는 사람이 좋아하면 그게 바로 좋은 것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의 노래라는 개념은 많은 생각을 요하는 개념이다. 어쨌든 영화의 이야기와는 별개로 예술이라,... 하는 사람이 좋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차태현이 나왔지만, 나는 이 영화의 최고의 주인공은 차태현의 경쟁 라이벌(?)인 나태송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현란한 손짓과 몸짓을 본다면 당연 가요 대상감은 나태송이다. 나태송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번개맨에서 자주 본 분인데, 정말 끼가 철철 넘치시고 열정적이신 것 같다.
이 영화로 나태송 '이병준'씨를 다시 발견했다.
영화 제작자가 이경규씨라고 하는데, 얼마나 영화에 한이 맺혀 있었을까? 이번 복면달호의 시나리오가 일본 작품이라고 하니, 트로트 뽕짝의 원류에 관해서는 한국이라는 주장과 일본이라는 견해가 강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쉬운 느낌도 있지만, 좋은 작품을 좋은 영화로 먼저 만드는 것도 좋은 것이니 축하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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