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뼈> 를 비롯한 하드보일드 영화의 거장으로 알려진
최양일 감독의 한국영화 진출작이자 신영우의 원작만화
'더블 캐스팅' 을 기초로 하여 제작된 영화이지만 최양일
감독의 어둡고 칙칙한 냄새를 품기는 하드보일드 클래식영화로
태어난 영화이다. 어릴때 쌍둥이 동생을 둔 태수(지진희)와
태진(지진희) 형제는 호주로 가는 꿈을 공유한고 있었다.
어느날, 마약 조직의 보스인 구양원(문성근)의 돈을 훔치고
도망치던 태수 대신 쌍둥이 태진이 끌려가고 그렇게 형제는
헤어진채 다른 삶의 환경에서 자라난다. 강력계 형사로
발령받은채 경찰로서 성장한 태진과 해결사로서 어둠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감춘채 살아온 태수는 19년만에 만남을 가지게
될 기회를 맞게 되고, 눈 앞에서 태진은 저격되어 살해당한다.
동생인 태진으로 신분을 위장한 태수는 태진의 애인은 강력계
형사 미나(강성연)과 태수에게 의형제같던 동료형사를 잃은
부패한 형사 남달구(이기영)과의 만남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동생을 저격한 해결사 점박이(오만석)을 시작으로 단서를
잡아나가는 태수는 자신을 길러주고 해결사로서의 삶을 지켜
보던 송인(조경환)마저 살해당하는 상황에 이르자 동생의
복수에 박차를 가하며 파극적인 결말로 향해 나아간다.
하드보일드 클랙식이란 말을 쓰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뉘앙스를
감지한 것은 영화의 중반부 부터였다. 드라마적인 요소라고는
형제애를 하나의 미끼로 걸고 폭력적인 테마나 사건을 냉혹한
시선이나 도덕적인 판단을 배재한 비 개인적인 시선으로 묘사를
지칭하는 하드보일드 라는 장르를 달기에는 무리한 전개가
보인다. 피와 잔혹함이 하드보일드를 충족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복수를 테마로 한 해결사 수의 불사신같은 칼부림과 액션이
하드보일드라고 한다면 그것은 넌센스적인 요소가 아닌가 싶다.
스토리의 맥락에 대한 이해의 요소도 주지 않는 구양원과 태진의
관계에 대한 명확한 단서도 미나와 태진의 관계에 대한 연결요소
등 제시해 주는 것도 없다. 엉성한 스토리라인에 결부된 하드보일드
는 설득력을 잃어버린 타오르다 만 불꽃같은 느낌을 준다. 지진희의
연기 변신에 대한 시각보다는 영화로서 조금의 설득력없는 전개가
눈에 띄어버려 하드보일드라는 장르의 거장이라는 최양일 감독에
대한 시선을 흐리 멍텅하게 만들어 버린다. 하드보일드라는 장르에
대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선 그만한 베이스가 깔려야 함을 제시하지
못한채 하드보일드에서 불사신의 패러다임을 표방한듯 칼부림하며
동생의 복수를 위해 몸을 던지는 태수의 행동도 설득력을 갖지
않을까 싶다. 배우들의 연기보다는 영화에 대한 이해가 수반될수
없었던 색다르고 이색적인 느낌으로 다가온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쓸쓸한 여운만을 남긴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