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포영화는 진지한 편이다. <착신아리>1,2편에서도 무슨 일이 터지면 꼭 그것에 대해서 자세히 조사해 나간다. 일본 공포 영화가 맞지 않는 사람들은 아마 이 조사하는 부분에서 지루해서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는 과학자까지 등장한다. 단순히 취재가 아니라 전문적으로 분석까지 하는 과학자가 물에 대해 파고들기 시작하기 때문에 깜짝 놀라는 식의 공포는 많이 없고, 사람이 물을 마시면서 미치는 식의 과정에서 공포를 자아낸다.
물은 우리에게 있어서 절대로 필요한 것이다. 요즘 가장 필수용품인 "핸드폰"때문에 죽는다든가, "TV"에서 귀신이 나오고, 밤이 아닌 낮에도 귀신이 나오는 설정 등 일본 영화는 공포 영화에 있어 상상의 나래를 계속 펼쳤는데, 우리 몸의 70%나 차지하고, 물만 먹어도 보름을 산 사람도 있는 것처럼 중요한 물을 소재로.. 그것도 먹을수록 계속 갈증이 나고, 환영을 본다는 식의 설정은 정말 그 자체만으로도 소름이 끼친다. 우리나라는 수돗물을 직접 바로 마시는 사람은 드물지만 일본은 그게 잦은 거 같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그마저 힘들게 될 것이다. 그러나 조금 설득력 없는 죽은자들의 물이라든지 원인 모를 오염, 그리고 자살을 하게 만든다는 식의 얘기는 너무 설득력이 없다.
영화는 <넥스트>처럼 2분 후의 미래를 보는 것은 아닌데, 시간의 개념을 마구 뛰어넘을 때가 있다. 그게 과거를 의미할 때도 있고, 미래를 의미할 때도 있어 헷갈리는 장면이 몇몇 있는데 특히 마지막은 여태까지의 내용을 한 번에 묵살시키기 때문에(반전까지는 아니다) 더 소름이 돋았다. 졸아서 그 앞에 장면을 놓쳐서는 마지막에 이 소름은 느낄 수 없다. 영화보는 내내 지루한 장면이 있는 것을 조금만 참는다면 무거우면서 진지한 공포영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대 이상으로 무서웠고, 물이 무서워졌다.
공포 영화가 원래 소리비중이 70%라지만 이번 영화는 좀 잡다하게 소리를 많이 사용했다. 별로 무서운 장면도 아닌데, 시각적인 효과와 사운드를 이용해 괜히 관객을 긴장시킬 때가 많았다. 그런 장면 몇몇 빼고는 자살하는 사람을 창문에서 보는 장면, 물을 미친듯이 들이키는 장면, 자기 눈을 찌르는 식의 장면 등 몇 장면이 끔찍하여 몸을 움츠리게 된다. 깜짝 공포가 없어진 반면 잔인한 장면으로 놀라게 만들었고, 역시 마지막 부근에 긴장감을 녹이려는 듯 아파트 경비실 아저씨의 대사로 마무리를 짓는다.
영화는 확실하게 결말짓지는 않는다. 어정쩡하게 지으면서 영화 내용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라는 식이다. 왜냐하면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암시하는 듯하다. 단지 죽은자의 물이라고 해서 "데스워터"라고 했지만 (혼자 너무 깊이 판 것일 수도 있지만) 오염에 대해서 말하면서 그것 때문에 사람들이 죽는 것을 돌려서 얘기한 듯 싶다. 죽음의 원인이 확실히 밝혀지고 주인공이 그것을 알아내서 다른 사람들을 살려내는 식의 해피엔딩을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그렇게 끝나진 않는다. 이유도 없이 죽으면서 뭘 경고하려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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