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남장 여자가 나오는 소설, 영화를 좋아하던 나에게 '쉬즈더맨'은 아주 반가운 소식이었다.
어릴 때 흥미롭게 읽었던 셰익스피어의 '십이야'를 재미있게 재구성한 이 영화를 개봉 전부터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영화 프로그램에서 소개해 줘서 알게 됐는데 '바이올라'의 남자 연기와 에피소드들이 너무 재밌어서 보게 됐다.
이 영화에서는 흥미로운 점들이 아주 많다.
첫 번째로 축구를 좋아하는 '바이올라.'대부분의 여자들은 십자수나 바느질이 아니더라도 영화나 드라마 등 감상적이거나 감각적인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바이올라는 이 고정된 틀을 깨고 씩씩한 여자의 모습으로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녀가 자신의 오빠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축구'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크면 여자로서 쉽지않은 선택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같으면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그렇게 하지는 못할텐데... 바이올라의 '열정'에 감동했다.
두 번째로 겉모습은 어느 정도 커버 되었지만 자꾸 튀어나오는 여자의 습성!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여자 목소리가 튀어 나오거나 , 몸짱 룸메이트 '듀크'에게 넋나가는 모습..
다른 축구 팀 동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점프를 할 때 자기 혼자 섹시한 춤을 추는 모습.
그러면서도 얼른 수습을 하는 모습이 아주 귀여웠다.
세 번째로 '그녀'를 좋아하는 여자들의 웃기는 짝사랑!
물론 바이올라가 '여자'인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하는 그녀들이지만 관객인 나로선 상당히 웃겼다.
학교 최고의 퀸카 올리비아가 같은 여자 때문에 우왕자왕하는 모습과 약간 모자라 보이는 유나이스(이름 맞나?) 의 웃기는 억양과 표정들이 재밌었다.
그 밖에도 '바이올라'가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찾아오는 난처한 상황들도 웃겼지만, 그녀의 리얼한 표정 연기도 영화를 보는 재미에 한몫했다.
내가 영화를 보면서 제일 집중한 것은 바로 '바이올라'와 '듀크'의 애정 전선이다.
'듀크'가 자꾸 '올리비아'에게 미련을 두는 것 같아 심히 마음이 안 좋았는데 마지막에 둘이 이어져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쉬즈더맨'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바로 마지막 장면이다. '바이올라'가 남자가 아닌 여자로서 축구를 하고 듀크와의 행복한 연애를 하는 모습..
듀크가 바이올라를 힘껏 들어올렸을 때 찾아오는 이 만족감이란...
어쨌뜬 정말 재밌었고, 친한 친구들과 왁자지껄 웃으면서 함께 보고싶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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