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위해 모든 걸 바칠 수 있을까??
미야자키 아오이는 현재 일본에서 아오이 유우와 함께 가장 잘 나가는 여배우라고 한다.(이 둘을 합쳐 'W 아오이'라고 한다지) 아마 우리에게는 <나나>와 <우리개 이야기>를 통해 많이 알려졌을 것이며, 최근엔 이준기와 함께 한국 영화 <첫눈>에 출연함으로서 더욱 가까워졌을 그녀, 미야자키 아오이의 매력-미성숙과 성숙의 오묘한 조화-을 듬뿍 담은 영화가 바로 이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마코토는 갈비뼈 쪽에 수시로 약을 발라줘야 하는 병을 앓고 있다. 주위 사람들이 약 냄새를 맡는다는 컴플렉스를 안고 있는 마코토는 대학교에 입학하던 날,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손을 들고 있는 한 소녀를 만난다. 커다란 안경을 쓰고, 코를 훌쩍 거리며, 왠지 미성숙한 느낌의 그녀. 마코토는 그녀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넸고, 그 말은 시즈루(미야자키 아오이)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안겨 준다.
둘은 강의실, 식당, 도서관에서 조우하며 친구 사이로 발전하고,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아름다운 숲으로 사진을 찍으러 다닌다. 마코토를 좋아하는 시즈루, 그러나 마코토는 같은 과 미유키를 짝사랑하고, 이에 시즈루는 미유키에 대한 질투를 감추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마코토는 시즈루와 미유키가 다정하게 얘기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며 어떻게 된 일인지 묻는다. 시즈루 왈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싶었을 뿐이야" 이 때부터 셋은 서로 같이 어울리며 그들만의 미묘한 관계를 쌓아나간다.
아버지와 싸우고 집을 나왔다며 커다란 가방을 들고 나타난 시즈루에게 선뜻 자신이 자취하는 방에 들어오라고 권유한 마코토. 그날 시즈루는 마코토에게 여자로서 자기를 받아 들여도 된다고 말하지만, 마코토는 아직 시즈루를 여자로 느끼지 못한다. 일부러 성숙해지면 안 된다며 조그만 과자로 끼니를 잇던 시즈루는 언젠가 자기가 성숙해지면 이날을 후회할 꺼라며 토라지고, 그 다음부터 시즈루는 밥을 먹기 시작한다.
마코토는 언뜻 봐도 처음보다는 부쩍 성숙해진 시즈루에게 드디어 사랑을 느끼지만 그는 미처 알지 못했다. 시즈루는 마코토를 사랑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는 걸.... 사진전에 출품할 사진 촬영을 위해 둘만의 동산에서 키스를 나눈 이 둘... 비록 촬영이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이 조금이라도 있을까? 시즈루의 물음에 마코토는 미처 대답하지 못하고, 그날 시즈루는 키스의 기억만을 남겨둔 채 마코토 곁을 떠난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나고 갑작스런 시즈루의 편지가 도착하며 영화는 현실의 뉴욕으로 이동한다.
이 영화는 불치병에 걸린 한 여인의 사랑에 관한 영화다. 시즈루는 가족력의 불치병이 있다. 그의 어머니도, 그의 동생도 그 병으로 죽었으며, 그 자신도 이 병을 앓고 있다. 이 병은 몸이 성숙해지면 같이 성숙해져 사람의 목숨을 해친다. 그래서 시즈루는 성숙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마코토의 사랑을 얻기 위해 성숙해지기로 한다.
그런데 불치병에 관련된 이 영화는 다른 불치병 영화와는 구분되는 지점이 있다. 그건 우선, 무슨 병인지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는 시즈루의 병만이 아니라 마코토가 앓고 있는 병에 대해서도 아무런 얘기를 해주지 않는다. 마치 그런 건 영화 전개와는 아무 상관 없다는 듯이. 그리고 시즈루가 투병하거나 죽는 모습도 보여주지 않는다. 단지, 편지로서 그리고 짧게 지나가는 밝은 표정의 환자복을 입은 시즈루 모습으로 가늠할 뿐이다. 그러다보니 불치병과 관련되어 있는 매우 슬픈 사랑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이미지는 마코토와 시즈루가 같이 사진을 찍던 그 비밀스런 공간의 이미지, 밝고 화사하고 싱그런 녹색의 이미지로 남게 된다. 다만, 미야자키 아오이가 나오는 부분과 나오지 않는 부분의 질감 차가 너무 커서 조금 허한 느낌은 든다.(미야자키 아오이가 나오는 장면의 밝고 경쾌한 느낌과 후반부 그녀가 빠진 장면에서의 느리고 우울한 분위기)
<첫눈> 촬영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미야자키 아오이. 일본을 넘어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는 여배우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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