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정말 커다란 영화관에서 웅장한 사운드로 다시 보고 싶게 만든 영화였다.
일단 프랭크 밀러의 만화를 흠잡을데 없이 영상으로 옮겼다는 것에 대해 큰 점수를 준다.
전반적인 영상의 톤과 색채 밸런스, 인물들의 카리스마와 내용전개까지 거의 완벽했다.
게다가 더해진 레오니다스 외의 300명의 조각같은 몸매와 고증을 통한 당시 스파르타 군인들이
썼던 용병술의 복원은 이 영화가 왜 인기가 있고 관객들의 입에서 그토록 회자되었는지를 증명한다.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크세스 군대의 여러차례에 걸친 공격씬은 아시아 최고의 부흥국이였던 그들의 대군과
웅장미를 선보여준다. 초반에 스파르탄의 강인함과 용맹함에 번번이 부딫히긴 했지만 코뿔소, 코끼리 기병,
친위대 격인 이모탈 부대까지 - 여기서 이모탈은 너무도 일본닌자다운(?) 외형을 보이는것은 나만의 느낌? -
그 유명한 태양을 뒤덮는 화살공세는 우아미까지 더해진다.
하지만 이런 비쥬얼적인 역동성이 이 영화의 숨이자 대사이지만 나의 흥미를 끌었던것은 스파르타의 고르고
여왕이 보여준 여성의 강인함이었다.
왕의 부인이자 미래의 용사의 어머니, 그리고 스파르타 여성들의 대표.
이 여왕이 있었기 때문에 레오니다스는 확실한 신념을 가질 수 있었고, 300명의 그의 군대역시 그들의 부인이
있었으므로 목숨을 거는 영광을 얻기 위해 강해질 수 있었던 거라 생각한다.
어느 역사에서든지 위인의 뒤에는 든든한 내조가 있었음이 여기서도 증명된다.
의회에서의 열정을 담은 연설과 칼을 꽃은 뒤 내뱉은 'I'm not your queen' - 이 한마디는 훗날 스파르타 전 병력을 움직이는 힘이 되었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되돌아 온 왕의 목걸이를 아들에게 다시 걸어주는 모습은 어머니로서의 의무와 운명을 지워야 한다는 무언의 웅변이 풀밭의 햇살과 오버랩되면서 비장해진다.
물론 역사의 영화를 통한 재복원 때문에 내가 바라는 해피 엔딩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레오니다스왕과 그의 용맹한 300명의 스파르타 군사들에게는 해피앤딩이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들은 진정한 남자였고 그들의 여자들은 더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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