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슬픈 영화를 보고 싶은 날이 있다. 눈물을 한바탕 흘리고 나면 약간은 멍해지면서 잡념들이 잠시나마 사라지는 듯한 느낌!!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를 연상시키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젊은 날을 일중독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회사 업무에 매달려 팀장의 위치에 있고 많은 경쟁사를 제치고 큰 광고 프로젝트를 따낸 50을 앞둔 남자 알츠하이머라는 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의 사라져 가는 기억들을 붙잡으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그가 할 수 있는건 가족에게 짐을 안겨주는 것이다.
일 때문에 항상 바빠 힘들때 부인이나 자식과 함께해주지 않았던 무심한 남편이지만 그를 사랑과 정성으로 돌봐주는 부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가족이라는 끈이 얼마나 대단한건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서의 중후한 멋의 신사로 나왔던 와타나베 켄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치매 노인의 모습이 아닌 그만의 절제되어 있지만 뿜어져 나오는 듯한 연기에 저절로 눈물이 나온다.
누군가는 잊혀져가는 기억을 붙잡기 위해 애쓰는데 누군가는 아픈 기억을 지우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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