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인된 시간을 읽다가, 계속 미루워 왔던 이 영화를 봤다.
늘 그렇듯이, 타르코프스키 영화는 내게 있어
숨 쉬는 것도 부담이 될 만큼 꼼꼼이 보게 된다.
시각과 청각, 가슴과 머리를 총 동원해 가면서. ^^
원인은 아마 이 감독 영화가 너무 지루하기 때문일게다.
지루한 것은 지루하다고 하면서 영화를 계속 보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참 미안 한 것 같아서, 지루한 영화는 나름대로 재미있게 보는 법을
아마 이 감독 영화를 통해서 익힌듯 하다. ^^
그리고, 정확히 30년 뒤, 소더버그 감독의 같은 영화를 같이 봤다.
아마 기회가 닿는 다면, 꼭 두 영화는 같이 보기를 권한다.
영화 전체는 공상과학 영화다 흔히 하는 말로, SF 영화라고 하나?
아무튼 록키 호러 픽쳐 쇼에서 작가가 그렇게 열광하는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사이언스 픽쳐'다.
전체적으로 담고 있는 것은 요즘 읽고 있는 플로티노스의
'시간과 영원 사이의 인간 존재'에 대한 이야기다. -.-
뭐 한다고 이런 영화를 보는가?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심심해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과거와 미래가 현재에 공존한다면, 그것을 다시 과거는 과거로, 미래는 미래로 보내고, 현재에게만 충실할 것인가?
현재 시간안에서만의 인간이 촛점이 맞추워져있는 요즘 세상에 꽤나 고리타분한 질문을 던진다.
두 감독 모두 이 질문에 '아니다' 라고 답을 하고 있다.
어쩌면 종교, 예술 영역이 해야할 몫이기 때문에 제몫을 충실히 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을 때, 수학자 괴델은
"니가 너의 공간 안에, 너의 시간 안에 존재하고 있고, 그 존재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무모순이라고 하는 정리들은 무모순일 수 없다. 왜냐하면 그 무모순을 찾아내는 그 도구 조차 너의 공간, 너의 시간 안에 있기 때문에" 라고 헛소리(?)를 하고,
잘 알지도 모르는 그 헛소리에 감동을 받으면서,
"그래, 나는 그저 여기 있을 뿐이야, 이게 꿈이든, 현실이든, 발전이든 퇴보든, 분배든 성장이든.. 그저 여기 있을 뿐이야"
이러면서 괴변을 늘어놓는다.
그럼 이제 뭘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