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오.. 염정아에게 이런 모습이..
김선아의 코믹연기 못지않은 염정아의 새로운 변신.
그녀의 코믹연기가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
이 영화는 '재밋는 영화','선생김봉두' 를 감독한 장규성 감독이 만든 작품이다.
'선생김봉두' 에 이어 선생님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를 또 만들다니..
개인적으로 '선생님' 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선생김봉두' 와 비교하자면, 공통적으로, 선생이지만 선생답지 않은 혹은 '사명감(?)'을 가지지 않은 선생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해서 훌륭한 선생으로 거듭난다는 내용이다.
'선생김봉두' 를 감독한 감독이었기 때문일까? 영화 마지막 부분에 차승원이 깜짝 출연한다.
그것도 섬에서 근무하는 '김봉두' 선생님으로.
깜짝놀랄만한 선물이다.
코믹영화다 보니, 이런 옵션이 가능한게 아닌가.
개인적으로는 '선생김봉두' 보다 더 잘 만들어진(시기적으로 후에 만들어진 영화이니 업그레이드 된것 쯤으로 생각해도 무방할까?) 영화인것 같다.
훨씬 더 재미있고, 훈훈한 감동의 깊이도 더 깊은것 같다.
영화에 대해서 잘 모르고, 이 영화를 보게 되었을때, 단지 여선생과 여제자가 새로부임한 미술선생을 두고 질투를 벌이는 내용정도로 생각했었는데, 기대치가 낮았던 탓일까? 이 영화는 정말 훈훈한 감동을 전해준다.
근래 만들어진 보기드문 훌륭한 작품이라고 꼽을수 있을듯 하다.
물론, 영화를 보는 취향이 다 틀리기 때문에 재미없게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영화는 여기저기에 숨겨져 있는 암시와, 코믹한 내용 전개, 주제성있는 알찬 시나리오.
뭐하나 흠잡을데 없이 완벽하게 만들어졌다.
단, 흥행과는 별개의 문제지.
작품성이 좋다고 다 흥행할 수 있는건 아니니 흥행성적이 저조했다고 해서 그저 그런영화로 치부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이 영화 또한 반드시 보라고 권할만한 영화이다.
여선생(염정아의 극중이름이 여미옥 이다. 그래서 '여선생' 이 여자선생이라는 뜻도 되지만, 성만 붙여서 부르는 '여선생' 도 된다.)으로 나온 염정아의 연기는 가히 새로운 '김선아' 의 탄생이라 불릴만 한것 같다.
사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염정아의 코믹연기는 좀 과장이 심해 보일수 있는데, 이상하게도 염정아에게 꽤나 잘 어울린다.
예쁜 배우들의 어줍잖은 코믹연기는 정말 어색하지만, 염정아의 연기는 정말 매칭이 잘되는것 같다.
염정아가 앞으로 다른소재의 영화에서 이런 캐릭터로 영화를 또 만든다면 괜찮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용은 대충 이러하다.
노처녀 여선생 여미옥(염정아)은 같이 일하는 지방학교의 선생들이 대도시로 임용고시를 보기 위해 하나둘 학교를 그만두자, 자신도 그렇게 하려고 준비한다.
어느날, 전학생(이세영)이 하나 오고, 자리가 빈 선생님 자리를 채우기 위해 새로 미술선생님이 부임해 온다.
멋지게 생긴 미술선생은 학교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여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다.
미술선생을 첫눈에 보고 반한 여선생은 이래저래 핑계를 만들어 친해보려고 노력한다.
새로 전학온 고미남(이세영)은 담임선생(여선생)과 친해보려 하지만, 온통 미술선생에게만 관심이 쏠려있는 여선생이 도무지 관심을 가져주지 않자 권상민(미술선생,이지훈)과 친해진다.
초등학교 5학년생 치고는 무척이나 성숙한 고미남의 접근에 부담을 느끼는 미술선생.
미술선생과 친한 고미남에게서 질투를 느끼는 여선생은 고미남을 괴롭힌다.
고미남은 미술선생에게만 관심이 있는 여선생의 행동이 맘에 안들어서 사사건건 반항을 한다.
하지만, 고미남이 반항적인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몇해전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엄마는 생계를 위해 포장마차를 운영해서 밤늦게서야 돌아온다.
정이 그리운 고미남은 누군가 자꾸 의지할 사람을 찾게 되는데, 여선생이 그런 마음을 받아주지 않자 미술선생과 친해진 것이다.
둘의 전쟁(?)이 극에 달할 무렵, 장학사들이 학교를 방문한날 고미남은 노골적으로 여선생을 '노처녀' 라서 히스테리를 부린다는 '시'를 발표하고, 이에 흥분한 교장선생님이 여선생을 나무란다.
이에 잔뜩 화가난 여선생은 반 아이들을 벌을 주는데, 자기만 벌을 주면 되지 않냐고 항의하는 고미남의 뺨을 때린다.
이 장면을 휴대폰으로 찍은 동영상이 학교게시판에 올라오고, 부모들이 학교를 쳐들어와 소란을 피운다.
하지만, 고미남이 맞을짓을 해서 맞았다고 하여 부모들은 조용히 돌아가지만, 여선생은 자기가 미술선생에게 너무 빠져 아이들한테 소홀히 했던것을 마음속 깊이 반성한다.
사직서를 쓰고, 아이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남기고 시험공부를 하기위해 떠나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담임선생인 여선생이 좋았나 보다.
자꾸 울려대는 휴대폰을 확인하다가 그만 앞에 서있던 경찰차를 들이받고 만다.
그런데, 우연찮게도 신분증을 확인하던 경찰관이 이상한듯 쳐다본다.
여선생이 처음 부임해서 가르쳤던 제자였던 것이다.
그래서, 사고처리도 대충하고 선생님을 보내드리는 제자의 모습을 보고, 웬지모를 감동을 받는 여선생.
자신은 아이들을 가르칠 자격이 없다며 나섰던 여선생이었지만, 그 제자를 보고서는 새로운 힘을 얻은듯 하다.
그리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새로운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키게 된다는 내용이다.
전체적인 스토리라인만 본다면, 어쩌면 상투적이고 교훈적인 내용이겠지만, 이 영화의 묘미는 그러한 상투적인 결말을 재미있게 이끌어 나가는 작은 에피소드들에 있다.
수많은 작은 에피소드들이 하나하나 개별적으로도 재미를 선사해주고, 또한 그 작은 에피소드들이 결말을 위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선생김봉두' 를 재미나게 본 사람이라면, 그보다 약간더 업그레이드된 '여선생VS여제자' 를 보라고 권한다. 절대 후회하지는 않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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