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스포츠 영화가 그렇듯, [코치 카터]도 뻔한 줄거리와 정답과도 같은 결말에도 불구하고 감동적이다.
폭력이 난무하는 슬럼가인 리치몬드의 아이들은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으로부터 차단돼 있다.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마저 학생들을 거의 포기한 상태. 새로 부임한 카터는 비록 농구부 감독일 뿐이지만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려 노력한다. 그는 농구의 기술과 체력, 팀워크를 가르치지만 이와 함께 대학 진학에 대한 희망도 보여준다. 그가 아이들과 계약을 맺은 것도 농구 기량이 뛰어나더라도 수업일수와 학점이 떨어지면 대학 진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카터가 아이들과 맺은 계약은 너무나도 단순해 보인다. 모든 학생이 C+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하고, 기본 수업일수를 채워야 하며, 수업 시간엔 맨 앞줄에 앉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리치몬드의 아이들에겐 이런 단순한 규칙마저도 너무나 가혹하다. 그들은 그저 농구가 하고 싶을 뿐이지만, 카터는 그 이상을 요구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은 코치 카터가 아이들이 자신과의 계약을 지키지 않았다며 농구장 폐쇄를 강행하는 장면이다. 사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계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노력은 인정되지 않는다. 카터는 농구 훈련은 물론이고 다른 팀과의 경기도 포기한다. 학생, 학부모, 동료 선생, 지역사회까지 반발하지만 그이 의지는 굳세다.
영화를 보면서, 코치 카터의 캐릭터가 너무 강경 일변도로 그려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냉혈한 같은, 그래서 정나미가 뚝 떨어지는 스타일. 아마 한국영화였다면 참교육을 실천하는 좀 더 인간적인 캐릭터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그러나 그런 아쉬움은 리치몬드 아이들의 범죄, 총격전이 펼쳐지는 장면을 보며 이해 가능한 방향으로 바뀌었다.
저 정도로 가혹하게 몰아붙이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감옥에서 삶을 소비하거나 일찍 생을 마감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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