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서 못보다가, 정리차원에서 보았다.
좁은 공간에서, CPU 가 뿜어내는 열기로 후덥지근한 ...
언제쯤이면, 조용하고, 열 안나는 컴퓨터가 나올까...
이 영화는 망했다.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감독이 무얼 말하려고 하는지를 모르겠다고 하더라.
얼마전, 모 감독이 대한민국 배우들 몸값이 너무 비싸다고 송강호와 거시기 누구냐 최민식이름을 거론해서 한동안 떠들썩 했지.
그게 아마, 이 영화 망하고 두어달 지난후인것 같다.
배우들 몸값은 자꾸 올라가는데... 영화라는게, 잘되기도 하지만, 망하기도 하거덩.
영화계 덩치가 커지면서, 영화 제작비용은 자꾸 높아지기 때문에, 여차해서 흥행에 실패하면, 사실 관계자들 모두 쪽박 차는거나 다름없을게다.
이 영화의 분위기는...음...
아마 '알포인트' 라는 영화와 가장 흡사한것 같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 ( 신인감독이라고 하더군..)
그거야.. 영화 전반에 걸쳐서 누누히 거론되는...
인간의 욕망의 덧없음? 같은걸 말하려고 하는게지.
모두들 대단하다고 말하고, 도무지 도달하기 힘들것만 같은 그 이름도 거창한 '도달불능점'.
마지막, 유지태의 대사처럼, 대단한것 처럼 보이지만 실은 한 점에 불과한 그곳.
아마... 내 오래된 기억에 따르면, '도달불능지점' 이란 말이 생긴게,
옛날에는 현재처럼 최첨단 장비가 없었기 때문에, 탐험가들은 오로지 별과 나침반 같은걸로 어떤 지도상의 지점을 찾아가야만 했다.
그런데, 나침반이라는것 자체가 애초에 지구 자체에서 나오는 자기장으로 작동하는원리라..
남극이나 북극같은곳에 가면 자기장 간섭현상에 의해 정확한 지점을 표시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나침반으로는 절대로 원하는 지점에 도달하지 못하게 되는게지.
현대사회에서야 이런 자기장 말고, 아예 지구 위의 인공위성에서 좌표를 보내주기 때문에 그런 자기장 간섭에 의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는게야.
말그대로, 옛날에나 도달불능지점이지 어디 현대사회에서도 그런가..
문제는..
사람들이 그 지점을 '도달불능지점' 이라고 부른데 있는거지.
대단한것 처럼 보이잖아?
사람들은 누구를 영웅으로 만들거나, 대단히 기념비적인 건물이나 사건으로 만들거나, 위대한 역사로 만드는 재주를 가졌지.
그게 다 욕망이야.
남들과 달라보이고 싶고, 남들보다 대단해 보이고 싶거든.
실제로는, 이곳의 땅과 별반 다를게 없는 똑같은 땅의 한 지점일 뿐인데, 사람들이 죽을고생하며 그곳을 정복하려 하잖아?
에베레스트도 똑같아.
그냥, 목숨 다하는날 까지 편히 숨쉬고, 먹고 싶은것 먹고 하고싶은것만 하고 살 수 있다면, 그게 행복 아니겠어?
그런데, 욕심이라는게 말이지..
어찌되었건...
또... 사회라는곳은..
실상, 그게 별것 아니라고 다들 알고 있다고 해도,
어찌됐든, '사회' 속에서 그걸 대단한 거라고 말들을 하면, 그걸 해야 '대단' 해지지.
이른바 '간판' 아니겠어?
감독이 하고 싶은 얘기가 그런게 아니었을까?
그런데...
한국 사람은. 심각한 영화보다는 가볍고, 유쾌한 영화를 좋아한단 말이지.
이른바 액션, 에로, SF 지. 공포영화도 별로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것 같고.
멜로영화는 지극히 여성 편향적이고.
비디오방에 가 보아도, 비디오가게 주인아저씨 말에 의하면, 대부분 '에로' 영화만 대여해 간다더군.
일부 대학생들이나 최신영화 한두편 찾는다는 말이야.
물론, 젊은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면 좀 틀리겠지만, 대부분 주택가에 있는 비디오방들의 사정은 다들 그렇지 않겠어?
그게, 대중의 관심이 어떤건지 단편적으로 시사해 주는거지.
그런, 사회속에서.
별로 참신할것도 없는 소재로(영화가 잘만들어졌는지는 차후 문제이고), 송강호, 유지태 같은 이름난 배우들을 기용해서 영화를 만들었으니,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수밖에...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기대한 만큼 별 흥미거리조차 없고,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심각한 이야기와 칙칙한 분위기가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게 만드는 가장 중심역할을 하는게지.
그런데, 웃기는건 이 영화가 말하려고 하는 그 소재자체가 흥행과는 거리가 멀다는게야.
그럼, 태생적으로 이 영화는 흥행에 실패할 확률이 다분히 높은 소재를 가지고 제작되었다는거지.
관객들 수준이 아직 그정도까지 올라서지 않았다고?
물론, 그럴수도 있겠지만, 영화는 좋은데 관객들 수준이 낮다고 비아냥 거릴 군번은 아니란 말이야.
역시.. 송강호는 웃기고 가벼운 연기가 잘 어울린다.
송강호의 캐릭터가 가장 잘맞는 영화는, 뭐시기 그 뭐시냐 레스링 하는영화...
하여튼 그 영화에 나오는 그런 캐릭터가 가장 자연스럽고 잘 맞는단 말이지.
영화 '쉬리' 에서.
송강호의 어색한 서울말투가 한동안 도마에 오른적 있었어.
안되는건 안되는거거덩.
괜히 무게잡고, 서울말투 써가며 연기하는 어색한 모습보단, 차라리 진솔하고 좀 어눌해 보이는 모습이 자연스럽단 말이지.
이 영화에서 송강호는.
굉장히 무게잡고(이런 무게잡는 영화도 꽤 찍었으니.. 그리 어색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간간히 들리는 이상한 서울말투는 영 거슬린다 이말이야), 더듬더듬 서울말투..
쉬리이후 오랜만에 보는걸..
물론, 그 사이 몇편의 영화에서 서울말투를 쓰며 나왔겠지만, 보지를 않아서 뭐라 얘기를 못하겠고..
여하튼, 수준 자체에서야 그리 떨어진다고 볼수는 없지만, 영화 소재의 특성상 굉장히 정적이면서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고, 요즘처럼 짜증나는일 많은 세태에 복잡하고, 심각한거 싫어할 관객들의 구미에 별로 맞지도 않고, 송강호 , 유지태 같은 이름있는 배우들이 있어 기대까지 컷던터라.. 이 영화는 망하게 되었다는 결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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