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나온후 정말 무지했던 내 자신을 탓하며 하드보일드장르에 대해 먼저 찾아봤다..
하드보일드 [hard-boiled]...1930년을 전후하여 미국문학에 등장한 새로운 사실주의 수법. 원래 ‘계란을 완숙하다’라는 뜻의 형용사이지만, 전의(轉義)하여 ‘비정 ·냉혹’이란 뜻의 문학용어가 되었다. 개괄적으로 자연주의적인, 또는 폭력적인 테마나 사건을 무감정의 냉혹한 자세로 또는 도덕적 판단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비개인적인 시점에서 묘사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수식을 일체 빼버리고, 신속하고 거친 묘사로 사실만을 쌓아 올리는 이 수법은 특히 추리소설에서 추리보다는 행동에 중점을 두는 하나의 유형으로서 ‘하드보일드파’를 낳게 하였고, 코넌 도일파의 ‘계획된 것’과는 명확하게 구별된다. 원래 이 장르는 1920년대 금주령시대의 산물이라고 하며, 헤밍웨이와 도스 파소스 등 미국의 순수문학 작가들의 문학적 교훈을 적용시키려고 한다.
최양일감독님의 전작'피와뼈'를 실질적으로 보지 못한 난 엄청 떠들어대는 거장 감독님의 명성과 지진희란 배우의 1인2역을 소화하면서 거칠게 변신한 그 모습을 기대했다..여기저기 사방팔방 피튀기는 잔인함 그리고 폭력성을 보게 되겠구나..무지 기대하며 여친에게는 당부했다..'눈 감을수 있는 장면은 과감히 눈 감으라고..괜히 봐바야 정신건강에 안좋으니..' 하지만 실소를 터트리며 어이없게 눈 한번 안감고 영화를 보던 여친이 괜히 더 잔인해 보였다..도리어 날 마구 찌르고 때리고...
쌍둥이 형제 태수와 태진..어릴적 헤어져 오랜만에 만난 눈앞에서 동생 태진이 제대로 관통상 당하고 쓰러진다..여기서부터 태수..사람들은 그를 그냥 '수'라 불렀다..그의 복수가 끝까지 이어진다..
비정,무감정의 냉혹한 자세? 하드보일드의 주인공의 성격으론 딱인 '수' 하지만 동생얘기만 나오면 한없이 나약한 존재가 되버린다..도덕적인 판단을 전면 거부하지 못한다!! 불필요한 수식을 일체 빼버리고 신속하고 거친 묘사로 사실만을 보여준다? 하드보일드의 수법이 제대로 영화자체에 쓰였다!! 그래서 더욱 이해하지 못하는 영화가 됬다..생뚱맞은 전혀 들어맞지 않는 장면들의 나열..왜 그래야 하고 어떻게 그렇게 됬으며 이랬기 때문에 저렇게 됬다라는 일체의 설명 자체를 거부하는 복수극!! 도리어 주인공인'수'에게 "어디와서 행패야~"하는 식으로 나쁜놈이 더 큰소리칠수밖에 없는 상황을 계속해서 만들어준다..일일히 설명을 하자면 모든게 스포일러가 될 수 밖에 없는 진짜 이상한 영화!! 이사람 이렇게 죽고 저사람 저렇게 죽고 이사람 끝까지 안죽고 저사람 다시 일어나서 이렇게 싸우고...켁~최고한 진지해야 할 장면에선 진지해야 하거늘~코미디도 아니고 왜 웃기냐고요?? 최양일 감독님이 우리나라말을 전혀 못하신다고 들었는데 도대체 통역은 제대로 한건지가 너무 의심스러웠던 영화..일어나지 말라는데 일어나서 싸운건지??넌 죽은거니 꼼짝하지 말라는데 숨을 쉰건지..단역들의 고생과 지진희씨의 변신이 너무 아깝고 내 시간이 아깝고 여친에게 자꾸 찔려서 내 몸이 쑤시고..전혀 통쾌하지 않고 지루하고 어이없고 실소터지고 집중안되는 사건들의 나열이 이 영화의 장점을 찾아볼래야 찾아볼수 없는 올해 최대의 사건을 하나 제공해 주었다!!
H/퍼햅스러브/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오래된 정원...수까지~~~지진희씨의 연기만 보자면 최고!! 하지만 그의 필모그래피에 담겨진 영화들은 그의 이미지를 갂아먹고 또 갂아먹는 처사가 되어 버렸다..왜 그럴까?? 갠적으로 좋아하는 배우에게 이토록 영화운이 없는건 관객에게도 이제 더이상 그에게서 볼게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최대의 실수이자 실패다!! 이상하다 이상해..배우에게 거는 기대를 저버리고 또 저버리는 배우..그런 배우들속에서 허우적 대실 지진희씨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연기만 잘하면 된다..영화는 볼거 없어도 나만 잘 보여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건 아닌지..이번 또 한번의 실망으로 인해 다음 영화의 단독주연이라면 거침없이 무시해버리리다!! 영화속에서 그는 선택이란 단어를 강조했다..왜 본인한테 그렇게 못하는지...
어느정도 예상했더라면 이정도의 배신감은 들지 않았으리라~엄청 띄워놓고 뭘 보라고 떡하니 개봉하신건지? 내가 이 영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속시원히 좀 들어봤으면 좋겠다..눈이 즐겁지 못하고 가슴이 답답하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최양일감독님의 전작'피와뼈'의 주인공인 김준평은 영화속에서 '괴물'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영화(한국영화라고 이름 붙이기도 솔직히 챙피하다!!)'수'에서 태수는 괴물도 불사신도 아닌 그냥 관객이 자포자기한 귀신이 된듯 하다...
다들 욕하는 이경규감독님의'복수혈전'...꼭 봐야 할 의무감마져 생겼다..이정도까지는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