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우리 속담을 그대로 표현한 영화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다섯 가족들은 커피 한잔을 마시더라도 각자 다른 종류와 다른 크리의 컵(그릇)이 필요한 만큼 제각각들이다. 이 하나하나가 보여주는 사고방식과 에피소드들은 무척이나 신선하고 코믹스럽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현대사에 존립하는 크고작은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가정붕괴, 청년 실업, 원조교제, 공교육 몰락, 미신 추종, 청소년 문제, 다단계 피라미드 등...때론 가볍게 때론 재밌게도 보여주지만 초반 이들의 뒤통수를 비춘것으로 보면 역설적으로 말하고 싶지 않았나 생각된다.
초반부는 각각의 캐릭터를 설명하는데 주력한다. 정말 맛이없는 오곡밥을 차려 놓은 듯 다섯의 캐릭터는 돋보인다. 하지만 중간 이후 엔딩을 위한 작위적인 전개가 조금 아쉬웠다. 초반부의 신선함은 후반부로 갈수록 평범함으로 돌아온다. 자유분방한 전개가 너무 급하게 정리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또한 시점의 애매함인데 한보라의 시점으로 진행되어 마지막이 되어서 다시 한보라의 나레이션으로 마치 일기를 보는 듯한 형식으로 마무리 된다. 영화에 흡수되어 보다가 마치 옆에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쌩뚱맞은 기분!! ...의도일까???
결국 마지막엔 같은 커피잔에 오손도손 모여 밝은 모습으로 커피를 마신다. 한알씩의 회충약을 곁들이면서. 엄마는 자신을 밥해주는 사람쯤으로 여기는 가족들과 이 약을 먹는 건 속에 품었던 회충같이 기생했던 앙금과 갈등을 배출함으로써 화합의 의미로 봐야할 것이다. 아마 커피와 회충약으로 통한 대조된 두 상황이 이 영화를 가장 잘 표현한 부분이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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