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시리즈를 다 보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영화에 열광하는데, 다른 영웅들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이랄까? 영웅주의 영화를 좋아하지만 <록키>에서만큼은 주인공이 패하는 것도 보여주고, 갑자기 어떤 특별한 일로 인해서 대단해졌다기 보다는 최고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주인공이 두려워하기도 하고 그런 면에서 왠지 다른 캐릭터들보다 공감이 가는 영화였다. "성룡" 영화처럼 주인공은 맞아도 맞아도 계속 일어서고, 그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되었든간에 최선을 다한다. 마지막에 페어플레이도 잊지 않는다. 그리고 약물복용 등 반칙플레이는 절대 하지 않는다. 이런 점이 어쩌면 당연하지만 요즘 사회가 그렇지 않아서 그런지 그러면서도 훌륭한 선수가 나온다는 것이 대단해 보인다.
<록키>시리즈에서 한 편이라도 보신 분은 이 영화 줄거리 솔직히 다 알 것이다. 단지 마지막 결과가 조금 다를뿐. 뭐 어떻게 보면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줄거리 보러 가는 것이 아니리라 믿는다. 80년대에 태어난 사람이지만 70년대에 <록키>를 느끼고 싶은 분들한테 꼭 추천해드리고 싶은 작품이다. 앞으로 20년 뒤에 이 영화를 다시 보면 좋을 듯 싶다. <록키5>에서도 나온 느낌이지만 그 때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진 록키는 "퇴물" 이라는 소리를 듣는데 자기가 얼마나 건재한지를 보여주고자 링에 올라서고 싶은 것이 아니고 자기 몸 속에 있는 "야수"가 꿈틀대는 것을 표출하고 싶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할 뿐이었다.
이번에 감독이 하고자 하는 말은 아주 간단하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을 남에게 눈치 보지 말고 (록키처럼) 하자는 것이다. 록키와는 반대로 그의 아들은 아버지의 엄청난 그림자에 가려서 직장에서든 동료들끼리 식사자리건 불편해한다. 전 세계 챔피언의 자식이라는 자부심도 갖고 그래야 하는데 늘 위축대며 살다가 아버지가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자신이 하고픈 일(권투)을 한다는 소릴 듣고 의견 조율끝에 회사도 때려치우고 아버지 옆으로 돌아왔다. 옆에서 아버지가 하는 일을 보고 자신도 같이 나아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현 상황이 주어졌는데 절대로 눈치 볼 거 없다. 하고자 하는 일을 끝까지 밀어붙이자!
"얼마나 센 펀치인지는 중요하지 않는다. 맞고 맞아도 다시 일어서는 게 중요하지" → 맞다. 이 대사가 영화 속에서 3번 정도 나오는데 너무 공감이 가는 대사가 아닌가 싶다. 영화속에서 록키가 몸소 실천하는 것을 보여준다. 상대 선수가 "글러브에 벽돌 넣은 거 같다" 는 가공할 펀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펀치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잘 맞지도 않는다. 대신 다운을 더 많이 당해도 계속 꿋꿋하게 일어서는 모습에 같이 두 주먹 불끈 쥐고 록키를 응원하게 되지 않나 싶다. 아쉽게도 판정패를 했으면서도 사람들이 "록키" 를 외치는 이유는 그가 승자때문이 아니고, 패자에 대한 동정도 아닌 영웅의 컴백에 대한 환호가 아닐까? 중계석부터 록키가 그냥 진다느니 아유를 했지만 10라운드까지 대등하게 잘 싸워준 미국의 영웅(물론 <록키발보아>에선 미국식 영웅주의는 안 나와서 더 좋았다)을 좋아하는 것이다. 이전 <록키>를 안 본 사람도 충분히 볼 수 있을.. 그런 연결된 시리즈가 아닌 하나의 독립된 영화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다시 돌아온 "록키" 에 대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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