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영화세계를 무시하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여기 오시는 분들은 아~티~스~틱~한 분들이 많을것 같아서요......)
개인적으로 극장에 가서 두 번 본 영화가 10년도 훨씬 전이었던 '펄프픽션'이랑 '록키 발보아' 두 개 뿐이네요.
록키 발보아는 중학교 때 본 록키5에 이어 16년만에 돌아 온 것이라, 그저 반가운 마음으로 큰 기대없이 봤는데
예상보다 더욱 감동적입니다.
작가 김형경님이 '사람풍경'이란 책에서
"나는 그 사람들이 도저히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뭐가 힘든지)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연애 한 번 해보고 실연이라도 한 번 당해봐라, 그럼 알게 된다."
라는 글을 썼는데... (정확하게 옮긴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떠 오르는데로 썼습니다.)
이 영화에도 비슷한 리뷰를 달아주고 싶네요.
이 영화가 짠한 이유는 록키가 '아드리안'의 빈자리에서 계속 머물러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 때문입니다.
인간의 삶에서 가장 강한 강도의 스트레스가 유대관계가 단단했던 사람과의 '사별'이라고 합니다.
저는 록키가 '내안에 아직 무언가가 꿈틀거린다.'고 말하는 장면이나,
젊은 챔피언과의 싸움에서 '아드리안'의 모습과 묘비를 떠올리며
대상없는 분노를 링위로 이끌어내는 모습에 울컥~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써 떠나보내면,
내면의 '대상이 없는 분노'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누구나 인생에서 한 번은 거치게 되는 관문이지요.
겪어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그 것은 남은자의 가슴 속 깊이 가라 앉아 있다가 평생을 두고 괴롭힙니다.
마지막에 링위에서 그 분노를 풀어버리는 록키의 모습이 치열하게 아름답습니다.
"이제 내 안에 그 야수가 사라졌어."
이 영화는 록키의 마음을 절절히 공감하느냐 그러지 못하는냐에 따라 감동의 무게가 하늘과 땅의 차이일
것이라 여겨집니다.
록키 전편들이 고독한 남자의 로망, 아메리칸 드림, 가족애... 등으로 점철된 헐리웃-액숀-드라마라면,
이 번은 진정한 휴먼-드라마 입니다.
훈련과정에서 필라델피아 미술관 계단을 뛰어오르는 장면이 재현되었는데,
잊혀지지 않는군요.
중간에 친구의 아들을 데리고 애완견 보호소에 개를 한 마리 입양하러 가는데,
록키는 잘 생기고 힘이 느껴지는 개가 아니라 마치 삶에 지쳐있는 듯하고 털도 많이 빠진 볼품없는 개를 고릅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이야기 하죠.
"봐봐, 자세히 보면 귀여워. 저 개가 뭐하고 있는건지 아니? 그냥 누워있는게 아냐.
힘을 쌓고 있는거야."
인간이 필연적으로 거치게 되는 삶에 대한 어쩔 수 없는 분노와 그에 따른 무력감을 노장의 록키는 젊은 친구와
달리 이해하는 겁니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는 듯한 그 개에게 애정을 느끼는 거죠.
필라델피아 미술관 계단을 '펀치'라 이름붙인 그 개와 함께 뛰어 오릅니다.
아~록키~
영웅본색의 주윤발과 함께 영원히 내 마음에 살아 숨쉬리...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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