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겠다고 작정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영화관에서 볼만한게 없어서 선택한 영화이다.'현상수배극' 이란 타이틀이 색다른 시도라고 생각되긴 했지만, 제한적으로 타이틀을 정해놓은점은 결국 내용에 한계가 있을수 밖에 없었고, 게다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던 뻔해보이는 결말은 나로써는 별로 보고 싶어 했던 영화는 아니었다.
생각했던데로 영화의 내용은 뻔한전개였고 지루하기 까지 했었다.
하지만 나는 이렇듯 실망한 점도 있었지만, '현상수배극'이란 위험할수도 있는 타이틀을당당하게 내세우고 범인을 잡으려 하는 감독의 의지와, 설경구 와 김남주의 호소력있는 연기력으로 관객을 아이를 잃은 하나의 아픔으로 빠져들게한 점,이 마음에 들었고, 그리고 결말 부분의 범인을 잡자고 호소하는 감독의 배치는 사회의 한사람 으로써 범인을 잡아야겠다! 라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까지 했다. 설경구의 대사처럼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라고 말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처럼 이 영화로 우리가 지켜봐야 할점 중 하나는 자칫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수도 있었던, '수배극'이란 타이틀이다. 감독의 의도는 '수배극'이란 타이틀로 몇십년 전에 있었던 범죄사건을 스크린에 이끌어내어 재연함으로써 유괴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이끌어내고 공소시효가 끝난 범인을 잡자! 란 것 이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감독의 의도인 '범죄재연작' 이란점은 벌써부터 영화의 내용을 제한시켜 놓은점에서 색다른 시도도 될수 있었고,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재미를 느낄수 있는 소재가 벌써부터 사라졌다는 것이 위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객들은 다행히도 이영화를 택했고 감독의 뜻대로 사회는 유괴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그놈 목소리의 실제범인에게도 관심을 모을수 있게 되었다.
'그놈 목소리'가 아니었으면 몇십년 전의 그 범죄는 우리도 잊고 있었을테고, 범인도 잊고 있었을터이었다. 하지만 감독의 당당한 시도는 우리 모두가 이 범죄를 알게 해주었다.
이 영화의 경우 다행히도 흥행면에서도 성공했고, 제작사가 의도한 것대로 관객들에게 받아들여 졌다는 점이다. 물론 논란이 많기는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 영화덕분에 잊혀진 범죄를 다시 알게 해준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의도는 성공적으로 이루어 진듯 하다.
이젠 그 놈을 잡는것만 남았다.
영화 괴물에서 말한다. "새끼 잃은 부모 속 냄새를 맡아본 적 있어? 부모 속이 한 번 썩어 문드러지면 그 냄새가 십 리 밖까지 진동하는 거여" 김남주의 가슴을 떄리는 장면은 그 냄새를 맡기에 충분했다. 후에 그 가슴에 든 멍이 분장이 아니고 실제 멍이라는 것을 들었을때 나는 그녀의 연기에 다시한번 소름이 끼칠 수 밖에 없었다.
영화 끝 부분에서 설경구는 생방송 중에 결국 눈물을 터트린다. 그리고 호소한다.
제발 범인을 잡아달라고, 여기 그놈의 목소리가 있다고, 그리고 화면은 그때 그 범죄사건의 실제 범인 목소리를 튼다. 그 중 에서도 나는 아직까지도 범인의 웃는 목소리가 잊혀지지 않는다.영화를 보고 난후에도 난 그 목소리가 도저히 잊혀지지가 않는다.아마도 범인은 아이잃은 부모의 속타는 냄새를 맡은적이 없는것 같다.설경구가 울면서 호소할때 아이의 실제 부모님도 울면서 호소했을것이다.
마지막부분을 타이틀인 "현상수배극"에 걸맞게 실제 범인목소리를 틀어주고 마치 다큐멘터리 처럼 꾸민점은 감독의 의도를 더욱 절실히 드러내어 준다. 그리도 범인이 우리 가까이에 있음을 실감하게 해준다.
이 영화에선 범인의 목소리는 소름끼치도록 잘 들리겠지만, 범인의 얼굴은 결코 볼수 없다. 이로써 우리는 부모와 함께 '아이를 잃은 아픔'을 겪게 되고 거기에다 범인에게 놀아나기까지하는 잔인한 통증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전화기를 통해 들리는 그놈 목소리,아이의 부모와 통화하고 있을때,그 놈은 우리 옆에 있었을지도 모를일이다.하지만 결국 우리는 그놈을 잡지못했다. 너무 가까이 있었음에 불구하고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