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은 정복당하지 않는다. 스스로 멸망할 뿐. W. 듀랑"
주인공 표범 발의 숲의 노인은 옛날 이야기를 해준다.
동,식물들이 슬퍼하고 있는 인간에게
이것저것 선물을 해주고...
모든것을 갖고, 알아버린 인간은 그대로 떠났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자연은 이야기한다.
"이제, 인간은 슬퍼하지 않을까?"
"아니, 인간의 마음 속에는 구멍이 있어.
가져도 가져도 결코 채워지지 않는 구멍이.
가질 것이 없어졌을 때여야, 비로소 끝이 날거야"
나는 이 영화를, 문명과, 자연인이었던 인간의 이야기로 봤다.
표범발 숲의 사람들은 모두 평화롭다.
자연에 순응하며, 자연의 질서를 지키며
서로 사랑하고, 서로를 위한다.
가진 것이 없어도, 그들은 평화롭고 두려울 것이 없다.
그리고 그들을 파괴한 마야문명은,
이미 사유재산이 존재했고, 자연을 파괴하며
서로를 헐뜯고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는 탐욕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그들은 두려워한다.
우리 인간들은, 자연에게 모든 것을 받았지만,
그 지혜를 악용하여 자연을 파괴하고 순리를 거스르며 살아왔다.
표범 발은, 그에게서 도망쳤다.
그리고 자신의 숲에서는, 비로소 맞선다.
자연을 거스르는 무리들에게, 문명에, 당당히 맞선다.
"아포칼립토"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표범발은, 숲에서 같이 사냥할 아들을 데리고
새로운 시작을 택했다. 험난한 투쟁이 될지라도
그것이 옳은 길이며, 그것이 순리이므로.
한 백인 평론가의 글이 지지를 얻고 있다.
"멜깁슨은 인종차별주의자이며, 이 영화는 백인우월주의이다.
W. 듀랑의 말을 인용하여, 백인침략주의를 정당화하려한다.
고로 이 영화는 쓰레기이다"
어쩌면, 내가 "청연"을 보고 느꼈던 분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한국인이고,
그래서 이 영화를 좀 더 넓은 시야로 봤다.
한국은 이번이 백년만에 세번째로, 따뜻한 겨울이었다고 한다.
지구가 더워지고, 빙하가 녹는다고 한다.
우리는 이런 세상에 살고있다.
자연을 거스르고 무참히 파괴하고
모든것을 준 자연의 모든것을 빼앗고
더이상 자연이 줄 것이 없을때까지 만족하지 않으려 한다.
화이트이건 블랙이건간에,
우리가 닥친 문제이고, 해결해야하는 영원한 과제이고,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해야하는 숙제이다.
백인 따지고 있는 평론가와,
제국주의 따지고 있는 그 무리들에
공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표한다.
나같은 관객은 멜 깁슨으로서는, 환영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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