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과 열정의 도시,파리.이 화려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솔직하고 적극적일거라고 생각되지만 이 화려함 뒤에는 일과 사랑의 고민에 빠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연주를 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아내에게 불만을 터뜨리는 피아니스트.자신도 모르게 아들의 예전정부와 사랑에 빠진 예술품 수집가와 그들을 괴로운 마음으로 지켜보는 아들.티비전문배우라는 타이틀을 떼고 더 넓은 연기세계를 체험하고 싶은 인기여배우.그리고 도시를 동경하며 시골에서 막 상경했지만 상상했던 것과는 너무 다른 도시의 냉정하고 삭막한 모습에 실망하는 젊은 여성.
서로 상관도 없고 친하지도 않은 이들을 한데로 연결시켜주는 것은 이들이 준비하는 연주회,경매,연극의 무대가 되는 극장이었습니다.그리고 그들 주위를 맴도며 자꾸 끼어들며 아는 척하는 촌스러운 젊은 여자였습니다.그녀의 비중은 영화전체를 봐도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뻣뻣하게 돌아다니며 여기저기에 얼굴을 들이미는 이 엉뚱한 아가씨.주변의 위대하고 엄청난 사람들이 자신들의 고민에 빠져 허우적댈때 눈치없이 끼어드며 마치 순정만화에서 금방이라도 뛰어나온 듯한 명랑발랄함을 보여주며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초반에 마치 주인공처럼 등장했다가 점점 더 조연으로 물러나며 왜 나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모든 스토리가 그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는 것을 모든 등장인물들이 그녀를 거쳐가면서 이 영화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약간 밋밋하고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았습니다.몇번의 눈꺼풀이 침몰하는 위기를 넘겼지만 개성강한 캐릭터와 영화전체에 흐르는 음악은 마음 깊이 남았습니다.극중 관리인으로 나오는 배우가 립싱크하며 듣는 음악들(샹송인가?)을 감상하는 것도 꽤 괜찮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것은 마지막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이었습니다.모사이트에서 진행한 이벤트.솔로들의 염장을 지르는 닭살돋는 커플들의 애정고백들이 자막으로 나오는 것을 보는 것도 열받으면서도 은근히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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