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아직도 당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개봉되기 2달 전부터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앞다투어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개봉된다' 라는
타이틀 아래 이 영화에 대해서 보도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에 자연히 실화에 대해서
초점이 맞춰지고 그리고 그럼으로서 범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언급이 되었다.
공소만료가 된 사건이 이렇게 다시 한번 사람들 머릿속에
기억이 되고 그리고 또한 공소만료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까지 일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영화는 역활을 잘 했다고
생각을 한다.
사실 영화적으로 보면 솔직히 실망했다.
살인의 추억만큼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누구나 인정하는 연기 잘하는 배우 설경구에
5년만에 컴백하는 김남주.
거기에 너는 내운명의 감독이라니
그래도 내게는 2월 최고의 기대작이었다.
하지만 살인의 추억에서의 긴장감은 없었고
오직 그 곳에는 실화만 있을 뿐 이었다.
상우군이 납치된 놀이터도 실제 납치되었던 장소이고
곳곳에 실제로 범인과 접전이 이뤄진 곳에서 찍었다고 하니
정말로 실화를 잘 찍어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영화를 보는 입장에선
긴장감있고 스릴 넘치는 것이 아무래도 재미있기에
계속 반복되는 범인과의 통화.
반복되는 패턴.
그것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지루함을 안겨줄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감독이 이 영화를 단지 재미로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설경구의 직업을 앵커로 잡은 것 또한
마지막 장면을 위해서 그렇게 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설경구의 말인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당신 잡을꺼야!' 는
이 영화를 보고 있는 범인에게 하는 얘기이다.
그리고 그 범인에게 우리는 아직도 당신을 잊지 않고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을 것이다.
시사회장에서 실제로 상우의 부모님들은
영화를 30분도 보지 못한채 울면서 나가셨다고 하신다.
공소시효가 만료되었고 아무리 시간이 흘렀어도
자식을 잃은 그 부모의 마음을 누가 알 수 있을까?
가슴에 자식을 묻었지만 묻을 수 없는 그 부모의 마음을...
이 영화를 단순히 재미로 보지말자.
남의 일만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겨우 아홉 살이었을 아이가 겪었을 공포를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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