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김남주 두 배우의 연기를 제외한 다른 것들에 대한 기대반, 의심반으로 극장에 들어갔다가 오묘한 감정을 가지고 나왔다.
설경구는 원래 강한 캐릭터니까 두말하면 입아프고, 이제껏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없는 김남주가 아주 강하게 와 닿았다.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본 엄마의 심정보다 더 강한 무언가가 있었다.
남들은 영화의 마지막 4분, 한경배가 뉴스에서 오열하며 범인을 잡을 수 있게 도와달라며 진짜 범인 목소리 녹음 테이프를 틀어주는 장면,이 이 영화의 전부라고 하지만 (심지어 감독까지도..) 설경구의 강한 연기는 많이 봐왔기 때문에 충격이 덜했다. 그에 비해 김남주의 정신 나간 사람의 초점없는 눈빛과 자학적인 행동, 한 여름에 겨울 코트입고 뛰어다니는 혼신의 연기 등 이제껏 보지 못했던 모습에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 마치 연기가 아닌 실제 상황인 듯한 오열 모습.. 잊지 못할 것 같다.
마지막에 오지선이 성경책인지 성가책인지 기독교 관련 서적(?)을 찢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부분 왠지 기독교 쪽에서 뭔가 말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그놈 목소리 강동원.. 이 사람이 제일 오묘한 감정을 갖게 만들었다. 이제껏 강동원에게 가지고 있던 좋은 감정들과 너무 범인과 흡사한 말투 때문에 무서움, 증오 등 잡다한 감정이 한꺼번에 들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범인에 대한 적개심이 불끈 솟아나야하는데 ♡와 적개심이 공존을 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범인 캐스팅은 감독님의 실수인 듯 싶다. 인지도 높은 배우를 써서 실제 범인과 헷갈리지 않게 하려는 의도는 좋았으나 너무 인지도 높은 배우를 쓰신 듯..
아무튼 말입니다, 실제 범인의 목소리는 그렇게 치밀하게 들리지 않는데 어떻게 완전범죄를 저질렀는지.. 범행 과정이 매우 궁금해졌다. 이제껏 동원된 수사 인력만 10만명이 넘는다고 하던데 못 잡은 것을 보면 경찰 내에 범인이 있거나 이미 범인이 해외로 나갔거나 범인도 죽지 않았을까..(사채 빛 같은 것 때문에..)하는 생각이 든다. (말도 안되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아님 외계인이?!
시끄럽구요, 도대체 범인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공소시효가 지났는데 이제와서 잡히면 뭔가 달라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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