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영화를 보기 전의 기대치가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예고편에서의 그 섬뜩한 느낌과, 영화매거진, 싸이트에서의 극찬 등등...
높은 데서 떨어 졌으니 그 실망감도 더 컸겠지만 어쨌든 난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싶었다.
추적 60분이나, 공개 수배 24시가 아니라, 강력한 극영화를 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 놈 목소리'는 영화라고 부르기가 모호 하다.
다큐적인 느낌과 극영화적인 느낌이 반반 섞여서, 잘 버무려 진 게 아니라 서로 물과 기름처럼
영화를 둥둥 떠 다녔다. 자식을 유괴당한 설경구, 김남주와 유괴범을 쫓는 김영철, 송영창 등등의 경찰들은
마치 서로 다른 영화를 찍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살인의 추억'류의 형사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결과는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엉성하기만 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상하기도 했다.
설경구, 김남주, 김영철, 송영창... 이들이 연기력이 떨어지는 배우들인가? ... 절대 아니다.
이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력을 가진 배우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박진표가 연출력이 없는 것인가? ... 이것도 절대 아닌 것 같다.
그는 '죽어도 좋아' 와 '너는 내 운명' 이라는 명작의 감독이지 않은가...
그런데 '그 놈 목소리' 는 왜 이렇게 나왔을까...
심하게 말하면 '살인의 추억'의 실패한 버전이라고 할 정도로...
박진표 감독의 '너는 내 운명' 은 그렇다면 우연히 잘 만든 영화일까...
그러다 문득, 포스터가 눈에 들어 왔다.
"현상수배극" 이라고 적힌 포스터가...
아 그렇지 이 영화가 현상수배극이었지... 그런데 현상수배는 있는데 '극' 은 어디 간 거지?
생각할수록 '그 놈 목소리'
아쉬움이 남는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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