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우면서도 한없이 어려웠던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분단의 현실과 강대국에 둘러쌓은 지정학적 위치 그리고 과거사의 둘레. 이 모든 것들을 가상의 현실로 옮긴 픽션이었다. 하지만 픽션인지 알면서도 빠져드는 그 무엇은 현재 이 한반도가 처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음을 반증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혹시 이현세의 남벌이라는 만화를 본적이 있는가? 데프콘이라는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을까? 북한과 더불에서 일본을 정벌하는 만화였고, 우리가 일본, 중국, 미국과 싸워서 이기는 그런 소설이었다. 현실은 아니었지만 만화나 소설을 읽으면서 어쩌면 그것이 현실이었으면 하고 좋아했었다. 한반도도 마찬가지였다. 이 영화가 현실이라서 이런 통쾌함을 대한민국 국민에게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이다. 만화나 소설 그리고 이번엔 영화에 이르기까지 대리만족이든 간접만족이든 무언가 깨우치고, 뉘우치고, 뒤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나 스스로도 바래본다. 그리고 아울러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사명감에 나도 모르게 집에 가서는 10년도 더 지난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 손이 갔다.
끝으로 한 영화에서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모두 나왔다. 안성기, 차인표, 조재현, 강신일, 문성근 배역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이 배우 모두가 한 컷에 잡힌 모습을 보니 영화 내용을 떠나서 기쁜고 반가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