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5분 영화를 보기 위해 7시에 일어나서 영화관을 출발했을 때는 영화보다가 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영화가 시작하고 나서는 끝날 때까지 그렇게 초롱초롱할 수가 없었다. 이거 액션 영화라는 것도 모르고 봤는데 이제 "레오" 는 액션 영화도 잘 어울리는 그런 배우로 영역을 넓혔다. <블러드 다이아몬드> 제목 들어봐도(포스터도 안 봤다) 조금 다큐멘터리 식으로 영화가 진행되지는 않을까. 그래도 아프리카의 내전을 담은 영화인데 전쟁영화면 어쩌지? 굳이 밝고 어두움을 따지면 어두운 영화일텐데 하며 걱정했지만 다 무마시켰다. 지루한 장면이라든지, 총알이 난무하는 총격씬도 전쟁이 아니고 액션 영화라는 느낌이 더 살고, 희화화 하지는 않았어도 너무 어둡지만도 않았다.
역시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가 한 몫을 제대로 해 줘야 맛깔나고 느낌이 산다. 이 영화에서는 연기파 배우가 무려 3명이나 나와서 영화에 대한 집중력을 더 높이는 한 몫 했다. "레오" 의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를만큼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으며, "제니퍼코넬리" 와 "디몬 하운수"도 으뜸이었다. 계속 영화를 찍으면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레오" 가 액션까지 보여주니 더 영화에 대한 구미가 당기지 않을까?
일에만 몰두해 있는 두 남녀가 만났는데 위험한 상황을 차례차례 겪고 서로에 대해서 끌리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시에라이언의 전쟁터에서 만난 남녀가 서로 이익을 위해 만났는데 사랑의 감정이 싹트고, 여자는 자기 일도 일이지만 남자를 위험한 구렁텅이에서 건지려고 했으나 남자는 아직 미련이 남아있고, 결국 남녀는 연인이 되지는 못한다. 마지막에 남자가 전화를 걸며 이젠 못 볼 거 같다는 그 부근에서 "나 당신을 좋아했소" 라고 말했으면 코미디가 되었겠지만 영화에서는 여자에 대한 감정만 살짝 보여주고, 남자는 끝까지 묻어둬서 관객들의 생각에 맡기는 그런 연출은 더 느낌이 살았다.
어떻게 보면 "레오" 의 다이아몬드에 집착하는 이유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다이아몬드"의 엄청난 가격도 인생 펴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그보다 그 전쟁터인 아프리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밀수를 계속 하며 목숨 거는 일을 계속 하는 것보다 한탕 제대로 잡아서 떠나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엄청난 위험부담을 감수한 것이겠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도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무려 12년동안이나 대령의 하수인으로 살며 마음껏 기 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부유하게 사는 것도 아니고, 철창에도 들락날락을 수십번은 했을텐데 당연히 그러고 싶겠지. 하나 제대로만 건지면 내 인생 끝나는데.!!
어떻게 생각하면 조금 의외의 결말을 맞았다. 다이아몬드를 찾아서 남녀간의 행복한 결말이 아니었기에.. 물론 이 때의 진상을 제대로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할 말이 있는 감독에게는 그렇게 나가면 단순한 영화가 되었겠지만. 마지막에 자막이 올라가면서 감독의 의도를 제대로 보여줬다. 지금도 "된장녀" 라고 하면서 이상한 인터넷어가 돌아다니지만 혹시라도 이 영화를 보면 "다이아몬드"를 살 때는 그걸 만든 사람에 대해 감탄이나 하지 말고 캐낸 사람들에 대해서.. 이 보석이 피로 물든 보석이 아닐까 라는 생각 한 번 해 보게 만든다. 주인공들도 이런 상황이 다른 나라에 소개 되어도 전혀 도움을 받는다거나 그런 것은 생각하지 말라는 것은 그만큼 눈먼 소비자들의 실태를 한 마디로 반영한 얘기일 것이다. 내전이며 밀수, 뒷거래.. 흠.. 우리는 그런 보석들을 사고 있었다...
"블러드다이아몬드" 라는 것이 단순한 빨간(핑크)다이아몬드가 아니고, 그 다이아몬드로 인해 여럿 피를 본 그런 다이아몬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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