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영화제작자들이여 각성하라~~~
영화를 보자마자 생각보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 나이기 꽤 어린 걸 알았다. 하이틴 영화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대략 [플래시댄스] 정도의 나이를 연상했는데, 그래서 잠깐, 이거 혹시 유치찬란한 영화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어쩔 수 있나 그냥 봐야지. 보기 전에 잘못된 편견이 있긴 했지만, 보고 나서 이 정도면 상당히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는 그 동안 댄스 영화가 보여주었던 많은 것들이 두루 튀지 않고 적당히 잘 버무려 있다. 서로에게 큰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잘생긴 남녀, 흥겹고 강렬한 음악, 신나는 댄스, 그리고 로맨스까지.
[시티 오브 갓]을 보면 7살 먹은 어린애조차 스스럼없이 총을 쏘고 강도짓을 하는 걸 볼 수 있다. 그들의 인생은 이미 그 곳에서 태어나는 순간 결정되었을 것이다. 슬럼가에서 태어난 많은 흑인들이 또 그렇다. 거리의 비보이 테일러나 가장 친한 흑인 친구와 그 동생 역시 아무런 목표도 없이 그저 하루 하루 즐기며 살뿐이다.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서 특별히 범죄라고 생각지도 않는 범죄를 통해 용돈벌이를 하면서.
문제 청소년(?)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들에게도 미래의 희망이 있다는 점을 주지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이것이 가끔은 근본적으로 그들의 환경을 개선하는 작업 대신에 개인적 인성의 문제로 돌리는 회피의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테일러 역시 비보이로서 춤을 즐기지만 그것이 자신의 미래와 관련있다고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다. 노라를 만나기 전까지는. 이건 테일러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 주위의 흑인 친구들에게도 해당되는 문제다.(부족하다고 느끼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해 스스로 선다든가, 결말은 보이지 않았지만 결국 농구를 선택할 것 같은 친구 등)
노라는 적당히 괜찮은 집 사정에 무엇하나 부족한 것 없어 보이지만, 자신이 인생을 걸고 있는 현대 무용을 어머니가 완강히 반대한다는 점에서 괴롭다. 그는 천부적으로 자유의 몸짓을 보이는 테일러를 만나 새로운 춤사위를 배우면서 정신적 자유를 추구하기 시작한다. 물론, 노라 어머니의 갑작스런 변화가 생뚱맞아 보이긴 해도.
그건 그렇고,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세계에서 최고의 실력을 뽐내며 세계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고 있는 비보이들을 거느린 한국에서 이런 영화가 나와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거였다. 한국적인 것이 무조건 오래된 것만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러다 프로 게임머를 지향하는 젊은이의 세계를 흥미있게 다룬 영화도 외국에서 나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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