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소재로 주요 삼는 것은 학교가 많다. 공포영화의 가장 흔한 무대로서도
활용되는 학교는 전설이 많이 숨어 다닌다. 특히 짱에 관한 무용담 같은 전설은
과대포장되어 부풀려진다. 단체로 패싸움하는 폭력서클과 그 시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는 참으로 많다. 특히 한국영화의 전례를 찾아보자면 수도없는 학원액션물이
그 역사를 장식하고 있다. 조범구 감독의 '뚝방전설' 은 어쩔수 없는 틀을 벗어나지
못한 학원액션물을 보여주고 있다. 명분도 없는 싸움, 그리고 개성적인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며 코미디 영화로서의 변모와 함께 연관성없는 폭력과 선전성넘치는 씬으로
영화의 모든 것을 채우려 한다. <노타치파> 라는 폭력서클을 만들어내는 싸움의 리더
박정권(박건형), 선빵을 먼저 날리며 3명을 상대해 내는 기성현(이천희), 구강액션의
달인 유경로(MC몽)의 삼인을 중심으로 뚝방을 수호한다는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결말을
만들어 가는 영화이다. 이유없이 싸움을 하며 마침내 뚝방을 평정하고 난 <노타치파>
의 기성현이 건달이 되기 위해 그 곳을 떠나고, 그리고 다시 뭉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이야기들을 그리는 영화는 조폭과 학원 액션, 코미디를 버무리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이제는 식상한 전개의 이야기와 난데없이 등장하는 선정성이 짙은 코미디를
보여주려는 부분을 비롯한 막무가내식 유경로를 이용한 구강액션 코미디가 눈쌀을
찌프리게 만든다. 이치수역으로 등장하는 유지태의 악역 연기를 빼고는 인상적인 장면을
찾아볼수 없게 만드는 전개가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차라리 드라마적인 요소를 강조했다거나
다른 요소를 삽입했으면 조금이라도 부드러워 졌겠지만 이유없는 싸움과 지키려는 이야기,
신라 헌강왕때 처용이 지은 8구체 향가인 '처용가' 의 삽입과 함께 불필요한 부분을 집어넣은
이야기와 친구들간의 의리를 강조하는 내용...다른 영화와 다른 별개의 특성을 찾을수 없는
'클론' 과 같은 영화의 전개에는 식상하다는 표현이 가장 걸맞는 것 같다.
코미디영화로서도 진면목을 발휘할 만한 요소도 없을 뿐더러 임현식을 비롯한 감초역활을
해야할 배우들의 연기도 빛을 잃은 영화다. 비슷한 설정이었다고 하더라도 차라리
과 같은 느낌의 영화로 소화시켰더라면 영화에 대한 느낌이 틀려졌겠지만
머리속에 아무 생각없이 보게 만드는 바보상자의 역활을 톡톡하게 해준 그런 영화라고
평하고 싶다. 물론 보는 이들마다 그 느낌은 틀리겠지만 무엇하나 신선한 요소 없고
다른 영화들을 배끼고 있다는 특징밖에 찾아볼수 있는 영화에서 여운하나 남기기란 힘든 것
같다. 이번 영화에서 그나마 그 빛을 발한 것은 유지태의 악역 연기가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것이었다. 그 외에 건져낸 것은 한국형 조폭과 학원액션물 코미디의 한계를 확실하게
인식했다는 것 외엔 없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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