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명으로 개인 사생활이 베일에 감춰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다니엘 (다니엘 오떼이유)은 아들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카프리로 가는 배 위에서 낯선 여자와 우연한 교감을 느낀 다. 하늘거리는 머리카락에 사연 많은 눈동자를 가진 여자, 밀라 (안나 무글라리스). 그렇게 운명 같은 우연한 만남과 거부할 수 없는 유혹에 열정적인 밤을 보내고 다음 날 아들의 결 혼식장에 참석하는 다니엘에게 믿기지 않는 순간을 맞으며 이야기는 과거와 현실을 잇는 필연적인 사건으로 숨막히게 빠져든다. 단순한 불륜의 구도를 뛰어넘어 단 한 장의 서류를 통해 로맨스와 스릴러의 경계를 넘나드는 급진적인 반전을 맞이하는데..
2004년 제57회 칸영화제 초청작으로 선정되기도 한 <겨울여행>은 팜므파탈 영화의 형식에 그치지 않고 헐리우드식 서스펜스와 북유럽의 빼어난 풍광을 배경으로 한 세련된 감각의 화면, 무엇보다 충격적인 반전이 있는 섹슈얼한 프랑스 영화로서 프랑스 영화 사조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급진전하는 현대사회에서 소외되는 인간과 미래에 대한 불확신성, 불안감이 바로 20세기 느와르의 바탕이라면 <겨울여행>은 테러 등 전세계적으로 혼란스럽고 불안한 분위기에서 복고풍의 시류를 타고 인간 본연의 모습에 대한 자의식과 과연 '무엇이 진실인가'라는 의문에 바탕에 두는 21세기 새로운 느와르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