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발생한 실화를 기초로 제작된 영화라는 문구가
영화의 도입부를 장식하는 건 호러영화에서 가장 큰 긴장
요소를 머금게 해준다. 실화를 기초로 한 영화는 다른
어떤 부분을 떠나서 단단한 뼈대를 가지고 있다. 그 뼈대에
살을 어떻게 붙여 표현하는지 따라서 그것은 빛을 발할수도
어둠속에 묻힐수도 있다. '호주에서 연간 발생하는 실종자수
30,000명...그 중 90%는 한달안에 발견되지만, 나머지
10%는 영영 찾을수 없다. ' 섬뜻한 메시지로 시작되는
실화에 기초한 영화 '울프 크릭' 의 감독은 그렌 멕린이다.
실화에서와 마찬가지로 영화는 캐릭터는 호주인 남성 밴 미첼
(나단 필립스)과 영국인 여성 두명 리즈 헌터(카산드라 매그래스)
,크리스티 얼(케스티 모라시)이 세계에서 가장 큰 운석
강하지중 하나인 '울프 크릭' 으로 여행을 가면서 시작된다.
평화로운 분위기로 마치 관광지 상품이라도 소개하는 듯
1947년에 광석회사에서 발견했다는 둥...외계인이 내려왔던
에피소드등을 얘기하면서 영화의 장르를 파악하는데 혼동을
주기 시작한다. 중반부분까지 여행을 가는 과정과 울프 크릭
에 도착해서 일어나는 일들을 평화롭게 다루는 영화를 보면서
어느새 초반부에 섬뜻한 문구의 의미를 잊어가게 만든다.
그리고 중반부에 일어나는 갑작스런 차의 고장으로 발이 묶인
일행들앞에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 나타나는 이방인 믹(존 자렛)은
친절한 미소와 재미있는 말투로 밴 미첼일행의 경계심을 낮추게 만든다.
이 부분부터는 서서히 밑바닥에 가라져 있던 공포가 조금씩 수면으로
부상하기 시작한다. 낯선 이들에게 너무나 친절한 믹은 자동차
수리를 해준다면서 그들을 탄광에 있는 자신의 숙소까지 데리고
간다. 그들과 만면에 미소를 띄며 돈도 받지 않고 수리를 해준다면서
큰소리를 치는 믹! 공포는 여기서 시작된다. 믹이 친절하게 제공해준
물을 먹고 잠에 빠져드는 일행...그리고 악마적 본성을 지닌 믹의
마각이 드러나고 사디즘을 넘어선 사이코적 폭력을 행사하는 그의
행동앞에 두려움과 겁에 질린채 죽음의 공포에 맞서게 된다.
더이상의 스포일러는 영화를 볼 다른 분들을 위해 삼가하겠다.
끝부분에 이 영화는 실화로서 어떻게 종결되었는지 나오는데...
영화의 초반에 깔린 말의 의미가 그제서야 섬뜻하게 느껴져 온다.
실종에는 이유가 있다. 이유없는 실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분명히 원인이 제공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
실종되는 10%중 발견되지 않는 그 몇몇이란 어떻게 보면 자신에게도
해당될수 있는 말이지 않겠는가? '낯선 사람의 친절은 확실하게
경계하라' 는 경각심을 일으켜주는 호러영화로서 부족함이 없다.
특이한 것은 보는 이들에게 중반부까지 특이할 경각심도 주지
못하고 쉽게 영화의 장르를 의심하게 되지만, 나중에서야 그
살벌한 공포의 마각이 드러나는 순간...나는 자신도 모르게
느꼈다. '낯선 영화에 대한 경계심' 이 없었던 나는 그 자연스런
반전에 감탄마저 느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그런지 그런
기분은 묘하도록 살벌하게 느껴진다. 물론 이 영화를 보는 대부분의
이들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삼류 호러영화로 치부해 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가 아닌 현실적인 일의 흐름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그
생각이 일부분 바뀔수도 있을 것이다. 생면부지의 사람의 친절은
이유가 있다. 그것이 호감이든 비호감이든...판단하기 힘들정도로
친절한 사람은 분명히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 그런 사람을
경계하지 않으면 일어날수 있는 끔찍한 사건...영화가 전달하는
메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킬수 있는 그런 호러적 요소가 강한
영화였다고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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