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부산국제영화제]
훌라 걸스 : 이 상일 감독의 변신
훌라걸스는 이상일 감독이 처음으로 여성을 주인공으로 전면에 세운 영화란 점이 묘하게 흥미를 끌었다. 이 경우, 좋거나 나쁘거나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좋게 본 영화들이 많았던 탓에 기대하며 본 영화다.
STORY
1960년대 중반, 에너지의 비중이 석탄에서 석유로 옮겨가면서 탄광 회사에 위험이 찾아온다. 그로인해 찾은 대안은 바로 온천을 이용한 하와이언 센터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건 바로 훌라댄스.
댄서를 만들기 위해 지역 여성을 모집한다. 전단을 본 사나에는 기미코를 꼬드겨 함께 히라야마 마도카 선생 밑에서 훌라댄스를 배우게 된다.
과연 이들은 프로 댄서가 성장할 수 있을까?
훌라걸스의 볼거리
여성 중심에 내세운 다양성을 지닌 영화 : 훌라걸스
훌라걸스는 참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나로 담은 영화이다.
- 성장영화 훌라걸스
이 영화는 영화 전반을 훌라댄스도 모르던 이들이 진정한 프로 훌라 댄서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부분만 살펴 보자면, <스윙걸즈>, <워터보이>와 같이 그저 평범한 성장영화라고 볼 수 있을테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전자는 대개 웃음의 코드를 이야기 전면에 내세우지만, 이 영화에서는 웃음의 코드는 그저 이야기의 무거움을 풀어내는 역할에 불과하다.
- 가족영화 훌라걸스
이 영화의 이야기 중심에는 훌라댄스를 추는 이들의 이야기를 중심적으로 담고 있다. 이들의 대립과 반목, 화해를 보여줌으로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중시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 시대극 훌라걸스
이 영화는 에너지원이 석탄에서 석유로 옮겨가는 것을 보면, 일본의 전통적인 남성적인 사회가 여성의 본격적인 사회진출과 그에 따른 변화를 보여준다. 그런만큼 영화에서보면 비로소 어떤 의미로서의 고전적인 사회에서 현대 사회로의 변천을 그린 시대극의 모습을 보인다.
영화의 백미 : 배우들이 선보이는 훌라댄스
아마 이 영화의 백미를 보자면, 단연 배우들이 펼치는 훌라댄스이다. 일본 신문에 실렸던 기사처럼 3개월에 걸친 훌라댄스 특훈의 결과가 화면 속에 고스란히 보여진다. 그만큼 이들이 펼쳐보이는 훌라댄스는 그 어떤 성장 영화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강렬한 힘을 지닌다.
주관적이기보다는 객관적인 거리두기에 힘쓰는 카메라
이 영화에서는 이야기에서 감정선을 격하게 건드려 강조하지 않는다. 일부러 한 박자 건너뛰게 하거나 최대한 거리를 두고 이를 절제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본래 실화를 기초로 했던 만큼 굳이 이를 격하게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일본영화의 특유의 감정선일지 모른다.
그러한 것이 있었기에 이 영화는 다분히 뻔한 의도를 굳이 강조하지 않았기에 더욱 인상적으로 남는다.
훌라걸스의 아쉬움
일부 상투적인 전개에서 오는 아쉬움
이 영화는 기본적인 골격을 보자면, 성장영화의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야기의 진행 방향이 뻔히 보이는 편이다. 아마도 그런 면이 이 영화를 관객에게 있어 익숙하다는 점에서는 장점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약점이 되기도 한다. 아마도 이느 기호 상의 차이는 존재하는 만큼 보기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훌라걸스를 보고
이상일 감독의 놀라운 변신
이제껏 그는 영화마다 항상 변화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변화의 폭을 높여 변신을 꿈꾸었다. 이제껏 해왔던 남성 중심의 영화에서 여성 중심의 영화로의 변신은 어떤 면에서 큰 위험을 내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결국 나의 기우에 불과했을 뿐이다.
변신을 통해 이제껏 그가 보여주지 못했던 것을 영화 <훌라걸스>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이전까지 보여준 것 이상으로 큰 가능성과 재능을 몸소 보여주었다. 이로인해, 그의 변신은 너무나 성공적이었기에 그의 앞으로의 새로운 영화를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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