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부산국제영화제] 하나
: 장르가 바뀌어도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하면 그의 영화
내가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알게 된 98년부터 지금까지 어언 9년, 그의 영화가 소개되기를 학수고대하는 팬 중 한 사람이다.
특히 PIFF를 통해서 본, <원더풀라이프>,<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이번에 보게 될 영화 <하나> 까지 모든 선택은 GV였다. 그랬던만큼 나의 꿈같은 PIFF 영화 즐기기 그 중심에 선 영화다.
STORY
아오키 소자에몬은 아버지가 남긴 유언에 따라 복수를 위해 에도로 온다. 그는 3년간 쓰레기촌 이라 불리우는 곳에서 복수의 칼을 갈았으나 자신의 원수인 자객 카나자와 쥬베이를 찾지 못한다.
오히려 무사도와 복수에 대해 잘난 척하다 피곤죽이 되기도 하고, 원수를 만났으나 눈 앞에 두고 도망치기도 한다. 그러다, 그 곳에 함께 지내는 오사에라는 미망인에게 빠져 있는데...
그는 과연 복수를 할 수 있을까? 하나의 볼거리
옛날 이야기로 현대를 논하다.
이 영화는 전통적인 시대극영화와는 거리가 다소 먼 감이 있다. 이는 감독 자신이 현대의 시각이 투영된 영화이기에 아무래도 그런 영향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 영화 속의 대사
종전의 시대극에서 선보였던 고어체가 아닌 현대에 쓰이는 말들이 쓰여지고 있다.
- 복수의 개념
복수는 큰 의미의 복수가 아닌 수치심과 그에 따른 보복의 성격이 짙다.
- 평화, 전쟁
실제 배경은 평화가 정립된 시기이지만, 실은 복수란 이름의 크고 작은 전쟁이 계속 일어나고 있어 평화가 진짜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다. 또한, 평화의 시기에 있어 복수를 미화 시켜 이를 상품화한다.
이러한 모습은 바로 시대극이면서 현대의 한 모습에 대한 감독의 의도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무협영화의 장르 파괴 : 비틀림의 결정체
이 영화에는 무협영화로 보면, 자체의 장르파괴에 대한 몇 가지 모습이 존재한다. 이 비틀림으로 인해 영화는 더욱더 다양한 모습으로 영화를 비춰준다.
복수가 중심인 무협영화이면서도 복수조차 못하는 주인공. 악랄한 악당이어야 하면서도 악랄하지 않은 악당 복수를 해도 괜찮고 심지어 권하는 사회 아이에게조차 복수와 도망의 길 두 가지의 길을 가르친다.
이러한 모습은 당시의 사회를 지금의 현대 사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라는 연장선이며, 인간들의 내재된 속성에 대해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우리 역시 복수에 대해 아주 당연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많은데, 이 영화 속에 존재하는 뒤틀림을 본다면 과연 복수가 꼭 진정한 해답인지 아닌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이전까지의 일본의 시대극 영화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던 또 하나의 길을 열어둔 작품으로 그 하나만으로도 새로운 뭔가를 얻을 수 있다
복수에 대한 해법
예로부터 "복수란 복수를 부른다!"라는 말이 있다. 이 영화 역시 시대극인 만큼 기본적으로 복수를 주로 다룬다. 다만, 그 복수에 대한 해법을 기존의 복수에 관한 영화에 대해 조금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한다.
복수를 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사회에서 복수보다 그 보다 큰 의미를 찾는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마도 그러한 모습 때문에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하면 시대극도 뭔가 다르다는 걸 뼈져리게 느끼게 된다.
하나의 아쉬움
장르 영화의 기대감을 벗어나는 모습에 대한 아쉬움
어쩌면 이 영화를 나올 때, 나 역시 그의 작품에서 어떤 모습으로 변화를 했을 지 기대했다. 특히 일본의 시대극이라면 무협 영화계열의 장르 영화인데 어떤 식으로 보여줄까 하는 점에서 정말 기대했다. 하지만, 그러한 장르 영화적인 모습을 과감히 파괴시킨 탓에 그에 대한 기대감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물론 그 기대감이 아쉽기는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다른 모습들이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었기에 다른 의미로의 만족감을 얻게 되었다.
하나를 보고
장르가 바뀌어도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하면 그의 영화
이제껏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보여준 영화 속의 모습은 이전의 해당 장르 영화들이 표현해낸 그 모든 것들에서 조금은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그럴 결우, 영화가 자칫 이질감을 느끼게 만들기도 하고, 재미를 못 느끼게도 한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그의 영화에서는 사람에 대한 마음을 느끼게 하기에 그 만의 영화에 빠져들게 만든다. 장르는 장르일 뿐이지 감독의 성향에 따라 영화는 다른 모습으로 바뀌기 마련이지 않나 싶다.
그렇기에 그의 영화는 언제나 내게 특별한 영화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