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조망안에 갇힌 자, 그 철조망 주위를 기웃거리는 자, 그리고 철조망을 걷어내고 구출하려는 자
영화는 이렇게 세 가지 시선으로 수용소를 바라본다. 미군포로로서의 적과 타협하지 않고 부하를 독려하는 미군소령과 그를 물신양면으로 지원하며 지하조직을 운영하는 비운의 여인, 여기에 수감자들을 구하기위해 화력과 인원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특수작전을 감행하는 특공대 이렇게 삼자는 각자의 처지에서 치밀하게 준비하고 목숨을 무릅쓰고 일제에 대항한다.
그러나 이들에겐 공통점도 있다. 바로 희망이다. 수감된 포로들에게 살아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면 레지스탕스들에겐 전쟁의 승리에 대한 희망이 있으며 구출특공대에겐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각자의 코드에 맞는 희망과 공동의 목적을 향해 조직원들이 단합되는 모습들이 유독 돋보이는 영화라고 생각되는 것은 이렇듯 삼자관계로 인한 독특한 구성력때문이다.
특히 막판으로 갈수록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구출작전은 실화에 기초를 두고 있어서인지 더욱 긴박감이 넘친다. 마치 나 자신이 소대원이라도 된 것 마냥 두 눈썹을 깜박거리는 것조차 미안할 정도였다. 자칫 영화의 초중반이 지루해 질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 전투장면과 애틋한 사연 한 소절이 앞서 행한 약간의 지루함을 한판으로 뒤집어버리며 놀라운 쾌감과 감동을 선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