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처음에 흑백영화인줄 모르고 봤다. 최근 본 흑백 영화로는 이레이져 헤드... 흑백이지만 칼라보다 더 현실감 넘치는 그 느낌은 흑백영화를 본사람만이 알것이다..
천둥성인가?태평양 전쟁 중, 일본군이 점령하고 있는 중국 변방의 한 마을... 그마을에서 울려퍼지는 해병 군악대의 군악소리..(반딧불의 묘가 떠오르더군요. 왠지 이 음악은 약간 무거움을 느끼게 해주던데...) 이 마을의 한 평범한 농부 마다산이 유아와 뜨거운(?) 밤을 보낼때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한밤중에 느닷없이 나타난 그자는"나"라고 하며 총을 겨누고 그에게 짐을 맡긴다. 섣달이 지나면 온다고 했던가, 그러면서 그짐을 철저하게 잘 보관할 것을 부탁하고 가버린다.
그 짐은 다름아닌 산사람... 마다산이 놀라 당황하는 순간 갑자기 총구가 집안으로 겨누어지며 '나'는 마다산에게 그들을 심문하여 기록해 둘것까지 명령(?)하고 가버린다.
일본군 포로와 중국인 통역관...그들을 없애자니 '나'가 찾아올것이 두렵고 데리고 있자니 일본군들의 감시가 무섭고...마을 사람들은 그 노인의 집에 모여서 정말 심각하게 토론을 벌이고 결국 그 두사람을 숨기고 지켜내야 하는 의무 아닌 의무는 첩보작전을 불사한다. 포로들또한 일본군들에게 구조요청을 하고자 악을 쓰는데...
약속한 날이 다되도록 '나'는 나타나지 않고 다시 마을은 불안에 처한다.. 또다시 벌어지는 심각한 회의. 그리고 콩알로 누가 일을 할것인가를 정하는데... 그 순간 붉은 콩을 갖게된 그...
그가 행한 일은 과연 잘 한것일까? 반전이라고 떠들어대는 그것은 영화중반부를 지나 후반부로 갈수록 불안함으로 나타난다. 아니 내가 불안을 느끼게 된다. 반전이라기 보다는... 영화를 보다보면 그런 상황이 벌어지게 될것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정신없이 신나게 잔치를 벌이는 그들. 울려퍼지는 군악. 총성.... 모든것들이 정신없이 벌어진다.
그러나 이것이 영화의 끝은 아니다. 또다른 끝. 과거 MTV에서 유명했던 그남자(이름이 생각나질않는다.)가 나와 반역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형에 처한다.
영화의 끝에 흑백말고 또다른 색을 보게된다. 스크린을 가득 메우는 붉은 색...왠지 내 눈에서도 피가 흐를것같은 깜빡임... 뭔가 강렬한 느낌을 준다. 귀신이 온다고.... 영화의 중반에 이르기전까지는 약간은 어눌해보이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ㅣ 약간은 우습기도하고 그들을 위해 밀가루까지 구하는 마다산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그러나 후반에 갈수록 반일감정이 솟아오르는건 왜일까? 그런데 또다시 마지막에는 ...그 말할수 없는 답답함이 밀려온다. 그들은 그럴수 밖에 없었을까? 뭔지 모르게 생각을 키우는 영화... 요즘 계속 가벼운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데.. 이런 영화한편 보는것도 좋을 것같다. 흑백이기때문에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들이 제대로 느껴지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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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온다(2000, Devils on the Doorstep)
배급사 : 튜브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