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이 넘는 시간...그리고 지루했다는 사람들.. 당연히 2시간이 넘으니까 지루할거라는 생각을 미리 하고 가서 그랬을까요? 저는 전혀 지루하지 않았읍니다. 오히려 군더더기가 느껴지지 않았다고 해야할까요? 1945년 제 2차세계대전...그리고 일본제국에 의해 짓밟혀야 했던 우리네 소시민들. 흑백영화라는 것도 중국영화라는 것도 모른 체, 눈앞에서 펼쳐지는 흑백의 순진한 촌민들에게 다가온 에피소드로 [귀신이 온다]는 시작됩니다. 그들은 일제를 미워하기 보다는 두려워합니다. 그들은 삶과 죽음을 계산하기 보다는 삶에 대한 본능만을 지니고 죽음을 두려워 할 뿐입니다. 그런 순진무구한 소시민들이 전쟁이라는 이름 아래, 시대의 비극 아래 마치 핑퐁처럼, 일제에 그리고 자국의 군대에 목숨을 구걸할 여유도 없이, 단지 삶을 소중히 했다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유린당합니다.
엄청난 반전...1945년 8월 15일. 그리고 눈물도 흘리지 못하게 하는 칼라의 엔딩씬은 너무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삶이라는 것. 정이라는 것. 배신이라는 것. 전쟁이라는 것. 그리고.... 옳고그름과 정의는 무엇인가 라는 것....
순진무구한 촌민들의 대화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었습니다. 삶을 향한 포로들의 행동이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었습니다. 촌민들의 인간애가 감동을 주었습니다. 촌민들의 인간애로 인한 파티는.......비극을 주었습니다. 관복의 무표정하게 절제된 군인들은 그들에게 죽음을 주었습니다. 왜 그들이 죽어야 했는지... 실제 전쟁장면이 나오지 않는 이 영화는 전쟁이라는 시대적 비극을 작은 촌마을에서 리얼하게 보여줍니다. 전쟁에서 죽어간 이들이 왜 죽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아무런 해답도 대답도 없습니다. 전쟁에서 양민을 학살한 이들에게 왜 죽였는지를 물을수도 없습니다.
마음이 아픈 무거운 주제를 놓고 가볍고 즐겁게 잘 만든 영화입니다. 마지막 엔딩씬은 예상치 못했던 바, 소름이 끼칠정도의 완벽한 마무리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재미를 주는 블록버스터 영화는 아닙니다. 지루한 예술적인 영화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 보다 더 많은 것을....귀신이 온다..라는 말로 가벼운 듯 완벽하게 표현된 영화입니다... 꼭 보시기를 적극추천합니다. 보구 재미없더라도...안본것 보다는 보는것이 나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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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온다(2000, Devils on the Doorstep)
배급사 : 튜브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