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스타'는 이 두 배우를 오랜만에 한 영화로 불러냈다.
그것도 올해는 안성기씨가 연기인생 5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게다가 감독은 애초에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온 이 두 배우에게 영화를 헌사하고 싶은 맘이라고 말했다.
모든 비평가와 기자들은 앞다투어 호평을 쏟아냈다.
그 중심에는 배우로서 50년 동안 한국 영화계를 지켜온 안성기가 있었다.
20년을 같은 길을 걸어온 친구이자 동료이자 후배인 박중훈이 있었다.
사실 이번 영화는 애초에 주목의 초점을 달리해야 한다.
'왕의 남자'로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된 이준익 감독이 전부터 기획했던 소위 하고싶던 영화를 최근의 성공에
힘입어 드디어 관객에게 선보이게 된 것이 '라디오 스타'다.
사람들이 '대박났다'라고 말하는 영화를 찍은 감독은 그 다음 영화를 준비하는 것이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온다.
실제로 대박난 영화의 다음 작품을 바로 준비해서 1년이 채 되기 전에 발표하는 경우는 드물다.
'라디오 스타'는 감독이 전부터 준비했던 영화라 말했고 그 초점이 '왕의 남자' 다음 작품이라기 보다는
안성기와 박중훈이 그 동안 한국 영화계에서 함께했던 존재감에 그 중심을 두는 영화다.
언론들은 그 중심을 정확하게 곧추세우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고 '왕의 남자'라는 타이틀은 애초에 내세울
생각조차 없어보이는 홍보전략에 관객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결국 극장을 찾아야만 그 모든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즈음, 고개를 끄덕이며 벅찬 가슴을 끌어안고 극장을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쉬운 점은 웃고 즐기는 오락영화를 너무나 좋아하는 관객들의 입맛 탓에 다같이 고개를 끄덕일 기회가 없다는
점이다.
추석은 민족의 최대 명절이다.
온가족이 모이는 함께하는 시간이다.
웃고 즐기기 보다는 함께함에 따뜻함과 풍성함을 느끼게 해주는 '라디오 스타'가 추석에 걸맞는 한국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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