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TV 퀴즈쇼 프로그램이 연승행진을 하는 '허비'의 식상함과 시청률이 낮아짐을 우려하여 유능한 '찰리'를 새 우승후보로 지목한 후 프로그램을 조작, 위장하여 '찰리' 의 우승을 방송사가 이끌어 주는 내용으로 TV의 가공할 만한 위력과 시청자를 우롱하는 바보상자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영화이다.
어제 본 <시리즈 7>이라는 영화도 이 <퀴즈 쇼>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죽지 않으려면 죽여야 한다' 라는 슬로건을 내건 [시리즈 7]--"적수들"이란 프로그램은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된 다섯 사람과 전주 우승 챔피언 사이에서 단 한명만이 살아 남을때까지 싸우는 것이다. 이것은 실제 상황이다.
이들에겐 무기가 지급되고, 촬영을 위한 카메라도 배치 된다. <시리즈 7>은 내가 지금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매우 사실적인 인터뷰장면과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고 있다.
가장 보호 받아야 할 임신부가 총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한때 사랑했던 연인이 이젠 서로의 가슴에 총을 겨누는 사이가 되었다. 어린 소녀가 노인을 죽이려 하고 소녀의 부모는 딸의 승리를 위해 "Killing"을 외친다. 백의 천사인 간호사가 환자를 안락사 시키고 노인은 소녀를 지팡이로 짐승 다루듯 한다. 이것이 바로 혼란..혼돈...카오스인 것이다.
보다 더 강력하고 보다 더 충격적인 장면을 방송하기 위한 매스 미디어의 대표주자 "텔레비전"은 출연자를 살인기계로 만들어 버렸다. 인간 내면에 저 깊숙한 곳의 잔인한 본능을 끌어내는 방송의 힘이란 .... 놀라울 정도다. TV를 빼 놓고는 20C, 21C를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이다..그래서인지 이제는 너무나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버렸는지 모른다.
이기적인 방송사와 이기적인 시청자에 의해 30년동안의 삶이 생방송 된 "짐 캐리"주연의 <트루먼 쇼>라는 영화도 생각이 난다.
<시리즈 7>을 보는 동안 나는 매스 미디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할 수 있었고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그 곳에 숨겨진 생각까지도 읽을 줄 아는 냉철한 비판의식이 필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독특한 형식과 메시지가 담긴 <시리즈 7> ... TV가 필수인 시대를 살아 나가는 현대인이라면 꼭 한번 보고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