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연기력에 있어서만큼 절대 왈가불가 할 수 없는 두 배우, 박중훈/안성기 주연 영화 <라디오 스타>는 천만관객의 감독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기에 많은 영화팬들이 기대를 많이 했다.
<왕의 남자>가 1천2백만 관객을 모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작품을 내놓은 감독의 부담감이 상당할 것으로 생각이 된다. 영화는 감독의 네임 벨류만큼이나 묵직한 배우들이 출연하기에 많은 기대를 했다. 이준익 감독의 경우 원래 제작자로 더 유명했지만 제작한 영화마다 망해서 결국은 <황산벌>을 제작할때 아무도 감독을 맡으려 하지 않기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이 감독으로 나선 일화는 유명하다. 솔직히 영화 <황산벌>은 그냥 평균 이하치 영화란 생각이 강했고, <황산벌>이후에 나온 <왕의 남자>는 "아니 저 감독이 이런 영화도 연출 가능한거야?"하는 생각이 강했다면, <라디오 스타>는 이제 이준익 감독의 연출 실력이 안정궤도에 접어들었다고 생각될 만큼 3작품중에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라디오 스타>는 무수한 대중에게 지지를 받는 스타의 뒤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매니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때 잘 나가던 록 가수 최곤(박중훈)은 이제 어디를 가도 아무도 보지 않는 한물 간 가수가 되었다. 그를 따라다니는 인간적인 매니저 박민수(안성기)는 최곤과 20년동안 함께 지내온 사람이다. 박민수는 항상 사고만 치고 다니는 최곤을 따라다니며 뒷 수습하는 것 만으로 벅찬 상태이다. 그러던 이들에게 강원도 영월에서 DJ를 맡아달라는 요청이 오는데....
영화 <라디오 스타>는 장르를 꼭 따지라고 한다면 두 인물의 감정이 교류하는 휴면 코메디라고 할 수 있다. 박중훈과 안성기는 자신의 캐릭터에 100% 들어 맞는 연기로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따뜻한 우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말은 극적 과장이 약간 있다고 하더라도 영화를 통해 얻게 되는 감동은 정말 소소하고 사소한 일상 생활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감정 교류를 통한 인간적인 모습때문이란 것이다. 결국 이 영화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두명의 명 배우와 감독은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런 원칙을 절대 놓지 않는다. 너무 뻔한 영화가 될 가능성도 있었지만 감독의 세련된 연출과 두 배우의 연기는 이 모든걸 뛰어넘게 해주는 가장 큰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배우의 열연만큼이나 영화에 나오는 모든 조연들의 연기 역시 상당히 안정적이고 인상적이다. 영월 지역의 따뜻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조연들의 열연이 있었기에 영화를 통해 얻게되는 감동이 더욱더 배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영화 <라디오 스타>는 분명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가 상업적인면이나 영화적 완성도면 어느 한곳에도 지우치지 않고 절묘하게 균형을 맞추고 있다. 이런 균형은 결국 이준익 감독의 연출력에 의지하는 것이다. 감독의 능력이 영화를 연출할때마다 높아지는것을 목격하는 것 역시 싫지 않은 일이라고 할 수 있을것이다. 분명 이 영화는 충분히 극장에서 볼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보석 같은 영화라고 할 수 있지만 흥행은 과연 어느정도일가 하는 생각을 한다면, <왕의 남자> 같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우선 추석 기간을 노리고 개봉하는 만만치 않은 영화들이 많이 버티고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영화를 찾는 팬들이라면 꼭 한번은 보라고 권하고 싶은 작품임에는 틀림 없다.
이준익 감독이 영화를 하나 하나 연출할때마다 실력이 늘어가네요... 아주 좋은 현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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